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

 
정시 진학 가능 대학 수준을 점검하고 수시 대학별고사의 응시 여부를 판단한 것으로 가채점 성적의 역할은 끝났다. 12월 3일 성적 발표 후에 수험생이 해야 할 일은 가채점에서 예상했던 점수와 실제 받은 성적이 일치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먼저, 자신의 수능 성적 유·불리를 다시 확인하자. 원 점수는 잊고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어느 점수가 유리한지, 국수영탐/국영탐/수영탐 등 반영 영역 조합에서 가장 유리한 반영 유형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가나다 군별로 골라놓은 대학·학과의 개수를 3개 내외로 압축해야 한다. 이때 각 군별로 안정(하향), 적정, 도전(상향) 대학으로 선택해야 다양한 지원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지원 전략을 세우기 전에 군별 목표대학의 수집된 입시정보를 분석, 확인해야 한다. 영역별 반영비율, A/B형 유·불리 여부, 학생부 반영 교과목 및 등급별 점수 차이, 대학별고사 반영비율 및 출제 경향/채점기준, 최근 3개년간의 경쟁률과 모집인원, 과거합격선, 추가합격률, 입시군 변경 여부 등 군별로 압축된 대학의 입시정보를 다시 확인하고 정리해야 한다.

지원 가능 대학을 점검할 때는 입시설명회장에서 받은 종이 배치표로 자신의 점수와 배치점수를 비교한다. 이 때 종이 배치표상의 점수는 영역별 반영비율과 가산점 등 대학별 반영 방법이 적용되지 않은 점수이다. 따라서 수험생에게 유리한 대학을 선택해 대학별 계산을 적용해 계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략 배치표상의 표준점수(800점 만점) 기준 10점 이상 차이가 나면 대학별 계산을 하더라도 만회가 불가능하다. 만약 대학별 계산 점수로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면 반드시 계산 과정을 재차 확인해야 한다.

진학 가능한 대학을 찾기에 급급해 정시에 합격하고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결과는 성적 발표 후에 정시 진학 최초 목표가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년 정시의 목표(기대치)를 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무조건 대학에 진학할 것인가, 재수까지 각오할 것인가, 점수에 맞춰 지원할 것인가, ○○대학 이상만 지원할 것인가, 대학 우선인가, 학과 우선인가 등에 대한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도록 한다.

금년 정시는 수능 변별력 약화로 상위권 수험생의 점수 차이가 크지 않다. 또한 영어의 통합유형 출제로 지난해 A/B형 시행 대학별 수능 결과의 활용이 극히 제한적이다. 배치점수의 합격 가능성 예측도 과거에 비해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3번의 정시 복수 지원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되, 가급적 차이점수가 크게 안정, 적정, 도전 지원으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합격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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