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역당국이 25일 오후 경북 경주시 산내면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가능성이 있는 닭에 대한 매몰작업을 하며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경북도는 AI 의심 신고가 들어온 토종닭에 대한 정밀검사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양성 반응’ 경주 토종닭, 2월 이동 판매상으로부터 구매
추적 불가능… GPS 부착 차량 아닌 듯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유럽 및 일본에서 발생하고 있는 고병원성인 H5N8형 조류인플루엔자(AI)가 국내에서도 확산될 조짐이다. 경북도는 AI 의심신고가 들어온 경주시 산내면의 토종닭을 정밀 검사한 결과 H5N8형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25일 밝혔다. 방역당국은 고병원성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농장에 닭을 제공한 판매상 추적이 사실상 어려워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경주는 8개월 전에도 고병원성 AI로 홍역을 치렀다.

해당 농장 주인은 키우던 닭들이 잇따라 폐사하자 지난 24일 방역당국에 AI 의심신고를 했다. 이 농장에서는 130마리를 키우고 있었으며 지난 20일부터 지금까지 122마리가 폐사했다. 방역당국은 해당 농장의 닭을 매몰처분하고 반경 3㎞ 이내 농장 3곳의 닭 200여 마리도 예방차원에서 매몰했다. 또 발생지 주변의 농장과 반경 10㎞ 이내에 있는 농장을 방문해 임상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이 농장은 토종닭 백숙 식당을 운영하는 곳으로, 이동 판매상으로부터 지난 2월에 닭 30마리, 9월에 100마리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지난 6개월간 차량 무선인식장치(GPS)를 부착한 가축차량이 해당 농장 부근을 지나간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AI 등이 축산차량에 의해 빨리 확산되는 것으로 추정, 2012년부터 축산차량에 GPS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는 ‘축산차량등록제’를 추진하고 있다. 경주 토종닭의 경우 이동 판매상이 밝혀지지 않으면 어디서 토종닭을 구입해 판매했는지 알 수 없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가 경기도 안성천에서 포획한 철새에서도 지난 13일 H5N3형 저병원성 AI가 검출됐다. 지난 4∼17일 검사에서도 전북과 충남, 충북, 경기 등에서 H5형 항체가 잇따라 검출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고병원성과 저병원성은 폐사율 등을 기준으로 나뉜다. 고병원성은 전염성과 폐사율이 저병원성에 비해 높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따르면 이미 독일, 네덜란드, 영국, 일본에서 이달 들어 적게는 1건, 많게는 3건의 고병원성 AI가 검출되거나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전국 가금류 사육농가에 야생조류에 의한 AI 유입 방지를 위한 차단방역 강화를 당부했다. 또 일반인들도 철새도래지와 가금농가 방문을 자제해줄 것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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