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D-Secure(ID-시큐어) 서비스 (사진출처: 삼성카드 홈페이지)
보안 불안감 이용해
서비스 가입 유도 급급
유료 전환시 안내 없고,
해지 절차도 복잡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카드사들의 개인정보보호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직장인 이모(여, 33) 씨는 지난달 중순께 삼성카드 상담원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월 이용요금 300원인 ‘승인내역 실시간 SMS 알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종합정보보호 서비스(ID-시큐어)를 한 달간 무료(알림서비스 이용액 300원만 청구)로 제공하고 있으니 사용해보라는 내용이었다.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바로 해지도 가능하다는 말에 그는 한 달만 이용해보기로 했다.

삼성카드 ID-Secure(ID-시큐어)는 카드 사용내역뿐만 아니라 신용정보 변동내역과 명의도용 차단내역을 SMS 및 이메일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금융사기 및 명의도용 위험으로부터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 개발된 상품이다.

문제는 해당 서비스에 가입한 뒤 한 달이 지나면 자동 유료결제로 바뀐다는 점이다. 이 씨는 상담원으로부터 서비스 가입 권유를 받을 당시 이런 과금 체계에 대한 설명을 직접적으로 듣지 못했다. 이 씨는 “혹시나 해서 물어보니 한 달 뒤 서비스가 자동 해지되는 게 아니라, 고객이 직접 해지하지 않으면 월 3300원이 청구된다고 했다”며 “만약 이 사실을 모르고, 카드 이용내역서도 제대로 살펴보지 않는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돈이 빠져나가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서비스가 유료로 전환되기 전 카드사가 안내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삼성카드는 현재 해당 서비스 유료 전환 시점에 문자메시지 등으로 안내하지 않고 있다.

이 씨는 달력에 서비스 할인 기간까지 표시해뒀지만 지방 출장 등으로 결국 한 달이 지나서야 해지했다. 일주일도 이용하지 않았지만 월정액 요금제라 3300원을 물게 됐다.

해지도 쉽지 않았다. 전용상담센터에서만 가능하고 카드사 홈페이지에서는 해지가 불가능하다. 해지 절차도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 복잡하다. 이 씨는 “서비스 담당 부서는 ‘터치 한 번으로 10년 전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며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것을 권유하는데 급급했고, 고객 불편사항을 우선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삼성카드뿐만 아니다. 신한·현대카드 등에서 운영 중인 개인정보 안심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지속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씨와 비슷한 사례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닉네임 ‘물꼬기(treerfx)’라는 한 블로거는 “서비스 가입 후 받아 본 1장짜리 우편물 어디에도 서비스 기간과 그에 따른 요금 부과 기준은 없었다”며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돈을 내는 고객은 모르는 카드사만의 내부 기준”이라고 비꼬았다.

이 씨는 “카드사가 소비자의 보안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이용해 서비스 가입시키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텔레마케팅에 대한 불신이 더욱 깊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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