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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4月부터 시작됐지만, 대부분 몰라
‘신규 일자리’ 창출, ‘안전망’ 효과‘ 의문’
매달 3억 이상 소요… 예산 낭비 지적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여성들의 안전한 귀갓길을 책임지기 위해 제정된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가 시행된 지 이달로 6개월이 됐다.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고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좋은 취지와 달리 서비스의 저조한 이용 실적이 예산낭비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형 뉴딜일자리 중 하나인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에 대해 여성안전귀가와 취약지역 순찰 운영 등을 통해 신규 일자리창출과 안전망 구축 효과를 낳는 일석이조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비스는 선발 인원 중 60% 이상이 40~50대 여성으로 구성되는 등 경력단절여성의 경제활동에 기여했다. 그러나 정작 여성들의 귀가를 돕겠다는 원래의 목적성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는 주 5일 하루 3시간(오후 10시∼다음날 새벽 1시) 일한다. 월 급여는 72만 원(1일 1만 6500원+4대 보험 본인 부담금+야간수당+교통비 5000원 포함) 수준이다. 현재 스카우트 인원이 500명(구별 16~28명)임을 고려하면 서울시 예산 3억 6000만 원이 소요된다.

스카우트의 월 급여로만 3억 원 이상이 소요되지만 서비스 인지도는 낮은 실정이다. 지난 14일 서울시 여성가족정책담당관으로부터 받은 서울시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 활동실적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서비스를 이용자는 하루 평균 약 75명이다. 이는 서울 여성 인구(주민등록 기준) 513만 5776명의 0.0014%다.

좋은 취지임에도 이처럼 이용률이 저조하자 일각에서는 예산낭비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용률이 저조한 원인은 무엇일까. 시민들은 대부분 미흡한 홍보 때문이라고 답했다. 집과 학교가 서울이라는 김유진(21, 여, 서울시 마포구) 씨는 “서비스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다. 그런 서비스가 있었느냐”며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 주위 사람들도 모른다”고 말했다.

▲ 21일 서울시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의 한 게시판이다. 학교와 인근 지하철역 주변에서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에 대한 홍보지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젊은 여성이 가장 많은 여대에도 홍보가 미흡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지난 20~21일 이틀간 서울에 있는 여대 3곳과 인근 지하철역을 찾아 홍보 책자, 포스터 등이 있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총학생회장 선거가 한창인 대학가에는 관련 홍보지만 있을 뿐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에 대한 홍보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성신여대에 재학 중인 강다원(21, 여,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 씨는 “학교나 집 근처에서 서비스와 관련된 홍보물을 본 적은 없다”며 “집에 가는 길이 조금 무섭지만 그냥 빨리 가면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숙명여대에 다니는 박온유(23, 여, 서울시 용산구 청파동) 씨도 “SNS를 통해 서비스를 들어봤으나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며 “홍보가 안 돼서 이용하지 않는데 서비스가 편리하고 안전하다고 생각되면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스카우트가 40~50대 여성이 대부분이며, 빨간 경광등 외에는 안전 장비가 없어 범죄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도경(가명, 24, 여,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씨는 “부모 뻘인 스카우트에게 보호받는 것이 조금 불편하다”며 “범죄자가 마음먹고 달려들면 내가 오히려 보호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채용된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는 올해 12월로 활동을 마친다. 내년에 새로운 스카우트를 모집해 서비스를 시행하려면 반드시 홍보와 운영 방법 등을 수정,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에 구청에서 통합, 운영하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구청에서 홍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예산을 많이 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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