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택이 20일 선보인 베가 팝업노트가 판매시작 약 하루 만에 6만 대가량 주문이 이뤄지면서 초도물량 3만 대 완판을 기록했다. 베가 팝업노트. (사진제공: 팬택)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21일 입찰이 유찰된 팬택이 ‘청산이냐 재입찰이냐’의 기로에 놓였다. 업계에서는 하루 전 파격가에 선보인 ‘배가 팝업노트’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데다 주간사도 재추진 의사를 적극 나타내고 있어 재입찰에 무게를 싣고 있다.

◆관심 많았지만 입찰 참여는 ‘無’

팬택 매각주간사인 삼정회계법인은 21일 오후 3시 서류 접수를 마감하고 본입찰을 실시했지만 참여자가 나타나지 않아 입찰이 유찰됐다고 밝혔다.

삼정회계법인 관계자는 “지난달 국내 및 해외 업체 두 곳 정도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긴 했지만 이날 본입찰에 참여한 곳은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주간사는 팬택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의 요청으로 LOI 마감 기한을 연장하고 본입찰 일정도 이날로 한 차례 연기했었다. 하지만 막상 본입찰의 뚜껑을 열자 인수가격을 적어낸 곳이 없었던 것.

업계는 팬택의 인수 가격과 국내 통신시장의 유통 구조 등에 대한 문제가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법원과 팬택 채권단은 최저입찰가격으로 약 20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사 관계자는 “구체적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한국의 영업에 대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희망 불씨 ‘베가 팝업노트’

하지만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는 게 주간사의 입장이다. 공교롭게도 유찰이 확정된 이날 팬택에 대한 긍정적 신호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법정관리 이후 처음 선보인 ‘베가 팝업노트(SKT 전용)’는 2~3시간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이통사 대리점에서 팬택이 준비한 초기 물량 3만 대를 웃도는 6만 대를 주문하면서 하루 만에 초도물량 완판을 기록한 것. 이뿐 아니라 그간 이통사에 재고로 쌓여있던 ‘베가아이언2’도 지난 16일부터 출고가를 35만 2000원으로 낮추면서 일평균 5000대 수준으로 판매가 급증했다. 팬택은 이외에도 베가 노트, 베가 팝업 등 현재 창고에 비축된 20만 대가량의 제품을 시장에 풀어내며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정회계법인 관계자는 “오늘 긍정적 신호가 나타났기 때문에 기존 관심을 보인 투자자들에 개별적으로 접촉하면서 다시 투자를 권유해보려 생각하고 있다”며 “정확한 계획과 구체적 방법 등은 법원과 논의한 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청산을 진행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지만 주간사 관계자는 “김포공장 분리 매각을 핵심으로 하는 차선책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보고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청산설을 일축했다. 업계도 청산보다는 재매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청산을 선택할 경우 회수한 돈이 채권단에게 돌아가기보다는 직원 임금 등 공익채권 변제에 우선 사용되기 때문에 채권자에겐 분리한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한편 팬택 관계인집회는 내달 5일로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팬택의 운명은 12월 중에는 결론지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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