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병 정치평론가

 
새정치연합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 입장에서 보더라도 ‘사자방 국정조사’는 정말 ‘찬스(기회)’라는 뜻이다. 잘만 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했던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여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보수 혁신’의 상징이 될 수도 있다. 이를 발판으로 차기 총선과 대선까지 바람을 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여권 모두에게 이 보다 더 좋은 기회가 또 있을까 싶다. 게다가 보너스도 있다. 4자방 국정조사를 여권이 더 강하게 추진해서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 낸다면 변화와 혁신에 대한 야권의 공세마저 차단시킬 수 있다.

또 대치, 파국은 피하라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 방산비리 의혹 등 이른바 ‘4자방’ 국정조사를 두고 여야 대치가 깊어지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즉각 실시하자고 재촉하는 반면 새누리당은 정기국회 이후에나 검토하자며 한 발 빼는 모습이다. 이러다가 또 허송세월하면서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 부디 이번만큼은 새누리당이 달라지길 바란다. 김무성 대표가 말한 ‘보수의 혁신’은 과거의 여당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굳이 멀리서, 또는 없는 것을 억지로 만들 필요가 없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현안부터 새롭게 접근하는 것, 국민의 편에 서서 실천적 모습을 보이는 것이야말로 변화와 혁신의 첫걸음이다.

최근 쏟아져 나오는 사자방 관련 비리를 보노라면 이렇게 하고도 별 일 없다는 듯이 나라가 굴러가는 것이 신기하다 싶을 정도이다. 4대강 사업은 점점 우리 국토의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다. 게다가 매년 추가로 들어가는 혈세만 해도 피눈물이 날 정도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형제가 주도한 자원외교는 더 심각하다. 오죽하면 새정치연합이 자원외교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이었다고 비판하고 있겠는가. 수십조 원이 투자된 해외자원개발의 진실, 그 실체가 드러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국회 시정연설에서 방산비리에 대해 ‘이적행위’라고 규정하면서 일벌백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합동수사가 신속하게 이뤄지는 것은 천만 다행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새누리당이 더 이상 발을 뺄 필요가 없다. 자원외교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사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게다가 액수도 천문학적이다. 그런데도 여권이 눈을 감을 수는 없을 것이다. 4대강 사업도 이미 그 실체가 속속 드러난 대목이다. 이제 남은 것은 그 진실을 캐고자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이다. 혹여 여권이 분열된다거나,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반격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명분과 실리, 그리고 여론도 모두 우호적이다. 너무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된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정혁신의 새로운 바람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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