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

 
지금까지 수능에서 변별력을 주도해 왔던 수학과 영어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13일에 치러진 2015 수능의 1등급 구분 원 점수가 수학 A형 96점, 수학 B형 100점, 영어 98점 등 수학과 영어의 쉬운 출제로 상위권 변별력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채점의 필요성이 예년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가채점은 실제 수능 성적이 발표되기 이전에 자신의 예상 점수를 스스로 채점해 보는 것이다. 수험생들은 쉬운 난이도로 평소보다 원 점수를 잘 받았더라도, 각 입시기관의 가채점 표집 수능 분석 자료와 배치표, 설명회 자료집을 통해 자신이 영역별로 몇 등급에 해당하며, 백분위는 얼마인지, 수시 지원한 대학에 최저 기준을 갖출 수 있는지, 정시에 어느 수준의 대학에 갈 수 있는지 등을 정밀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첫째, 자신의 영역별 점수를 합산한 국, 수, 영, 탐 400점 만점 원 점수(탐구는 2과목 합산)로 올해 정시모집에서 진학 가능한 대학 학과 수준을 알아야 한다. 원 점수는 가채점 점수의 오차와 분포 추정 방법에 따라 배치점수의 오차가 예상외로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급적 여러 기관의 배치점수를 확인하고, 자신의 점수와 비교해 진학 가능 수준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수시모집에 지원한 대학 수준과 정시모집의 진학 가능 대학을 서로 비교해 보자. 만약 정시에서 수시 지원 대학보다 더 높은 수준(배치표에서 한 급간 이상)의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면 수시 지원 대학의 남은 대학별고사 응시를 포기할 수도 있다. 수시에 미련을 두지 말고 더 유리한 정시로 방향을 바꿔야 한단 뜻이다. 이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원 점수’ 에서는 쉬운 영역과 어려운 영역의 점수가 같은 점수일지라도 ‘표준점수와 백분위’ 반영에서는 어려운 영역의 점수가 더 높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셋째, 수시 대학별고사(논술, 적성, 면접 등) 응시에 심사숙고해야 한다. 입시의 마지막 보루인 정시모집을 염두에 두지 않고, 수능을 망쳤다는 생각과 하루 빨리 입시를 끝내자는 마음으로 수시 대학별고사에 응시해 합격(추가합격 포함)하게 되면 수시 합격 후에도 그 결과에 만족할 수 없다. 하지만 수시 합격 대학에 반드시 등록을 해야 하고 이후 정시모집에는 지원할 수가 없다.

중상위권 수험생들의 점수가 많이 오르기는 했으나 상위권대가 더 두터워져 오른 점수만큼 정시 모집 목표 대학 합격은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정시 모집 목표대학의 합격 가능성 범위를 넓히고, 수시 모집 지원 대학의 대학별고사에 적극 응시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점수대에 따라 고민이 다르겠지만 수능에서 실수한 상위권 수험생은 수시에, 성적이 오른 중상위권 수험생은 정시에 무게 중심을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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