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김태균 현미경 분석 들어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맹활약으로 세계에 이름을 널리 알렸던 김태균이 16일 일본 지바시에서 기자회견과 함께 공식 입단식을 갖고 진정한 지바 롯데맨이 됐다.

이미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를 획득하게 되는 김태균이었기에 시즌 내내 오릭스, 라쿠텐, 롯데, 한신 등 일본 구단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 왔다. 국내 팬들에게도 김태균이 메이저리그와 일본 야구 중 보금자리를 어디로 마련할지가 주요 관심사였다.

그러나 김태균이 지난 13일 서울에서 세토야마 류조 지바 롯데 사장과 만나 연봉 계약을 함으로써 보금자리 문제가 쉽게 일단락됐다. 3년 계약에 연봉 1억 5천만 엔과 인센티브를 포함해 최대 7억 엔(약 90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김태균은 이로써 일본에 진출한 11번째 선수가 됐으며, 타자로는 이종범(KIA)과 이승엽(요미우리), 이병규(주니치)에 이어 4번째다.

일본 언론에서도 16일 가졌던 김태균의 입단식을 대대적으로 다루며 자세히 소개하는 등 벌써부터 현미경 분석에 들어가 김태균의 일본야구 정복이 쉽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우선 지바 롯데가 김태균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김태균이 학창 시절부터 사용해 오던 등번호 52번을 롯데 내야수 헤이우치 히사오 선수가 달고 있었지만 김태균에게 양보했다.

또한 김태균이 한화와 FA 우선협상기간이 끝나자마자 이례적으로 세토야마 롯데 사장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전광석화처럼 계약을 마무리 짓게 된 것도 새로 사령탑을 맡은 니시무라 감독의 의중이 적극 반영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김태균에게 거는 기대치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기자회견에 함께 동석한 니시무라 감독은 “김태균은 변화구에도 대응할 수 있는 선수이고 시즌 우승에 있어 절대로 필요한 선수”라고 치켜세우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김태균이 팀의 4번 타자 겸 주전 1루수로 활약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태균도 “홈런을 의식하지 않고 안타에 신경 쓰면서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최종목표는 메이저리그다. 반드시 일본에서 성공한 후 진출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태균이 지바 롯데 행을 결정한 것도 이승엽의 조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지바 롯데는 한국 프로야구 수위타자를 지낸 바 있는 백인천이 소속팀으로 70년대 맹활약을 했었고,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이 실질적인 구단주 역할을 맡고 있어 한국과 인연이 깊다.

이승엽도 2004년부터 2년간 이 곳에 몸담았지만 보비 발렌타인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의 희생양이 된 적이 있다. 그러나 발렌타인 감독과 결별하고 새로 맞은 니시무라 감독은 플래툰 시스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어 이승엽과는 달리 김태균은 고정적으로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여건은 좋다.

철저하게 약점을 파고들고 몸 쪽으로 공략하는 일본 현미경 야구에 김태균이 쉽게 약점을 노출시키지 않고 꾸준한 활약을 보인다면 일본야구 정복은 낙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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