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현재까지 5년간 세계 각국의 경쟁당국이 한국 기업의 담합(카르텔)을 적발해 부과한 과징금은 1조 6605억 원(조치 시점 환율 적용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국으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6년 이후 19년간 낸 총 과징금 3조 3777억 원의 절반(49%)에 달하는 수준이다.
가장 많은 과징금을 낸 기업은 LG전자다. LG전자는 2012년 12월에 텔레비전이나 PC에 사용되는 브라운관인 음극선관(CRT) 시장을 과점하고 고객을 나눠 가졌다는 이유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6975억 원(4억 9200만 유로)의 과징금을 처분을 받았다.
국가별로 나눠보면 미국은 2011년 3월 컴퓨터 컬러모니터용 브라운관(CDT) 가격 담합을 이유로 삼성SDI에 370억 원(3200만 달러)의 과징금 철퇴를 내렸다.
EU집행위원회는 2010년 5월 D램 가격을 담합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각각 2060억 원(1억 4600만 유로)과 730억 원(5100만 유로)의 과징금을 매겼다. 같은 해 12월에는 LCD 담합으로 LG디스플레이에 3320억 원(2억 1500만 유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2012년 12월에는 TV나 PC에 사용되는 CRT 시장에서 손을 잡았던 LG전자와 삼성SDI에 각각 6975억 원, 2140억 원의 과징금을 매겼고, 올해 9월에는 스마트폰과 은행카드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 가격을 담합한 삼성전자에 470억 원(3510만 유로)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이외에 중국 경쟁당국은 2013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LCD 담합 건으로 총 373억 원 과징금을 부과했고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항공운송 가격담합 건으로 대한항공에 각각 62억 원(2012년 7월), 63억 원(2011년 11월), 32억 원(2012년 8월)을 부과한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국제 카르텔(담합)에 대한 규제강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제재 수위와 범위가 모두 대폭 확대되는 추세”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