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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에 발목 잡혀 소비자 반응 무덤덤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지난 11일 출시된 모바일 송금 서비스인 뱅크월렛카카오(bank wallet kakao, 뱅카). 국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송금과 소액결제 등이 가능하다는 점은 출시 몇 개월 전부터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무엇보다 3700만 다음카카오 회원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기대됐다. 하지만 출시 1주차에 접어들었음에도 사용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기만 하다.

뱅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우선 돈을 주고받는 양쪽 모두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뱅카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야 한다. 뱅카 앱에 연동된 가상계좌로 돈이 송금되기 때문에 상대방이 앱을 설치하지 않으면 송금을 해도 계좌로 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쪽만 앱을 설치하는 것은 무용지물인 셈이다.

무엇보다 금융소비자 대부분은 보안에 대한 불안감으로 뱅카 이용을 꺼려하는 분위기다. 올 초부터 카드사·통신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잇따라 발생한 데다, 지난달 카카오톡에 대한 이른바 ‘사이버 검열’ 논란까지 불거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카카오톡에 가입한 지인이면 누구에게나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것은 편리한 점이지만, 보안이 우려돼 선뜻 사용하기가 내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직장인 최모 씨(여, 30, 서울시 중구)는 “카톡은 도청 논란이 있었던 만큼 금융거래가 안전할지 믿을 수 없다”며 “나중에 안심할 수 있을 정도로 인정을 받으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핸드폰을 잃어버렸을 경우 해킹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직장인 김모 씨는 “요즘 폰을 잃어버리면 비밀번호 해킹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차라리 사용하지 않는 게 마음 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 측은 “간편형 뱅크머니의 경우 분실신고가 접수되면 환불(내계좌로)을 제외한 모든 거래가 차단되며, 충전잔액이 있는 경우에는 뱅크머니를 해지하면 해지 후 익영업일로 본인계좌로 전액 환불된다”고 설명했다. 단 근거리무선통신(NFC)기반으로 이뤄지는 NFC형 뱅크머니는 뱅크머니에 충전잔액이 남아 있어도 해지 및 재발급이 불가능해 향후 개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금융소비자들의 무덤덤한 반응은 일부 은행의 가입현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은행이 다음카카오와 함께 지난 11일 출시한 ‘우리 뱅크월렛카카오통장’은 지난 3영업일 동안 신규로 617구좌가 개설됐다. 금융권 전체 이용자 수는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뱅카 서비스를 주관하는 금융결제원과 다음카카오가 가입자 수를 포함해 송금 및 결제 실적을 이달 말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송금 수수료도 문제다. 이미 시중은행을 통해 온라인뱅킹을 이용하는 이들은 대부분 우대 혜택을 통해 각종 수수료를 면제받고 있기 때문이다. 뱅카가 지금은 무료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내년 4월 이후엔 건당 100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뱅카 서비스 이용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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