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국립산림과학원 입구에서 홍릉수목원 전면개방추진위원들이 여론조사 실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산책할 녹지 공간 열어줘야”↔“매일보단 개방 횟수 늘려 절충”
15~16일 양일간 산림과학원 입구서 여론조사 실시
참여자 1060여명 중 85% 매일개방 희망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 주말인 15~16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국립산림과학원 입구에서 홍릉수목원의 개방방법을 놓고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현장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이는 ‘홍릉수목원 전면개방추진위원회(위원장 백금산)’가 마련했으며, 여론조사는 시민들이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휴일개방을 원하는지, 아니면 매일개방을 원하는지 두 가지 중 희망하는 쪽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법으로 이틀간 10시간가량 진행됐다. 결과는 매일개방에 약 900개가, 휴일개방에 약 160개의 스티커가 각각 붙여졌다.

홍릉수목원은 현재 주말에만 개방을 하고 있으며, 평일에는 학습교육 목적으로 단체예약을 해야만 출입이 가능하다. 일반인은 사실상 평일에 입장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공원과 녹지가 부족한 동대문구 주민은 평일에도 수목원을 개방해 달라는 민원을 계속 제기해왔으나, 해당 산림과학원은 산림이 훼손된다는 이유로 부분 개방을 고집해왔다.

주민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홍릉수목원 전면개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게 된 것이다.

▲ 홍릉수목원의 개방방법을 놓고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현장 여론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김규향(74, 여, 동대문구) 씨는 “나이가 들고 일도 없으니, 가만히 있으면 살찌고 건강에도 좋지 않으니 운동하고 산책도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데, 공원까지 가려면 멀다. 가까운 곳에 있는 홍릉수목원이 평일에도 개방되면 좋은 공기도 마시고 건강에도 좋지 않겠냐”며 매일 개방에 찬성했다.

김정숙(69, 여, 성북구) 씨 역시 “산책하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을 시민들이 평일에도 올 수 있도록 꼭 개방해야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정향희(50대, 여, 동대문구) 씨는 “시민들에게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해주면 매우 좋을 텐데, 왜 평일에는 못 들어가게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청량리동에서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60대, 남) 씨는 “산림과학원의 연구시설은 홍릉수목원보단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국민들이 나무를 해하는 것도 아니고, 정 그렇다면 넘어가지 못하게 줄을 해놓으면 되지 않겠나. 연구원이 다른 곳으로 가기 싫어서 괜히 산림이 훼손된다는 핑계를 대고 있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와는 반대로 매일개방보단 개방횟수를 늘리는 방안을 내세우는 의견도 잇따랐다. 익명을 요구한 40대 남성은 “매일 개방도 좋지만, 보호해야 할 건 보호해야 한다. 평일개방 횟수도 요일을 더 늘리면 서로 절충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60대 여성 역시 “매일 개방된다면 분명 산림이 현재 모습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봐진다. 개방하는 날을 좀 더 늘리면 주민이나 산림과학원이나 서로 좋지 않겠냐”며 매일 개방을 반대했다.

▲ 여론조사 결과. 매일개방에는 약 900표가, 휴일개방에는 약 160표가 붙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현재 추진위원회는 홍릉수목원에 있는 연구시설은 광릉수목원(경기 포천)으로 이전하고, 수목원 녹지공간을 평일에도 개방하는 방향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산림과학원 측은 개방 여부를 포함해 홍릉수목원에 대한 운영방침을 정하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용역을 진행 중이라 전했다.

▲ 15일 홍릉수목원을 찾은 시민들 ⓒ천지일보(뉴스천지)
 
▲ 여성시민이 홍릉수목원 활엽수원 길을 걷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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