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16일 김장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해 진행된 ‘2014 서울 김장문화제’에서 김장담그기 재현행사에 참여한 외국인들이 직접 김치를 담그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서울 김장문화제’ 성료, 3일간 열려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1주년 기념
130개 부스에서 종류별 시식 체험
배추 265톤 담근 김치 곳곳에 기부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맛좋고 몸에 좋은 김치, 독일에서도 자주 먹어요.”

지난 14일 ‘김장문화제’가 열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김치가 맛 좋고 몸에 좋아 즐겨 먹는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하면 김치를 떠올릴 만큼 이미 세계화 된 한식 김치. 지난해 유네스코는 겨우 내 먹을 김치를 담그는 우리의 김장 문화를 한국인에게 나눔과 결속, 정체성과 소속감을 제공하는 유산이자 자연재료를 창의적으로 이용하는 식습관을 가진 공동체 간 대화를 촉진했다고 평가했다.

김장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해 지난 14~16일 서울 광화문광장, 서울광장, 청계광장, 태평로, 세종로공원 등지에서 ‘2014 서울 김장문화제’가 김장철 기간에 맞춰 진행됐다.

김장문화제는 서울시가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로 3일간 성대하게 열렸다. 약 100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과 시민이 함께해 총 130개의 부스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겼다. 불면증이 심했던 고종 황제가 야참으로 즐겼던 무동치미와 윤황후가 즐겨 먹은 나박김치 등 궁중 김치도 등장해 김치의 역사도 되짚는 좋은 기회가 됐다.

서울시는 행사 첫 회인 만큼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관광 상품으로도 개발해 외국인 관광객 3000명의 참여로 당초 예정 인원 6000명보다 50% 증가한 9000명이 김치 담그기에 참여했다. 배추는 농수산유통식품사 및 제조업체 여러 곳에서 기부했다.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부터 동화면세점까지 행사장 곳곳에는 김치를 각자의 작품영역에서 새롭게 해석한 대규모 김치 공공아트 프로젝트 ‘이것이 김치다’가 전시됐다. 옥근남 아트디렉터가 선보이는 8m 높이의 대형캐릭터인 ‘김치몬스터’, 사진작가 솔네의 김치스마일 사진인 ‘렌티큘러 포토’, 김치의 과학성을 표현한 아트디렉터 골드스텝의 ‘컨테이너 조형물’ 등 총 6명의 젊은 작가가 참여했다.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 대부분은 김치를 ‘맛 좋은 건강식품’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즉석에서 담근 김치를 맛 본 남아공 관광객 카테리나 씨는 “생각보다 맵지 않고 맛있다”면서 “건강에 좋다고 들어서 여러 번 먹어 봤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온 피터 씨는 “독일에도 흰색 양배추로 담근 김치와 비슷한 음식이 있다”면서 “김치는 맛도 좋고 건강식이라 즐겨 먹고 있다”고 말했다.

김장철을 맞아 행사장에서 김치를 구매하는 주부들도 많았다. 광주 사레지오여고 재경 동문 20여 명과 함께 현장을 찾은 송옥순(65, 주부) 씨는 “행사 소식을 듣고 동창들과 함께 고향 광주 김치 맛도 보고 구매도 하려고 방문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광주 김치는 1㎏당 7000원 대에 판매 됐다.

3일간 서울광장에서 시민과 단체, 기업 자원봉사자를 비롯해 주한미군, 외국유학생, 외국인 관광객 등 총 9000여 명이 담근 260톤(10만 포기)의 김치는 583개 기관 2만 2000가 구 등 어려운 이웃에 기부된다.

한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김장문화를 알리는 취지는 좋았으나 행사장이 서울 광화문광장, 서울광장, 청계광장, 태평로, 세종로 공원으로 분산돼 주말이었어도 거리상 한 곳에서만 즐길 수밖에 없어 아쉬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종필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서울김장 문화제는 모두가 함께 협동해 이웃과 나눔을 실천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김장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기회”라며 “앞으로 여행사 상품개발 담당자 등을 통해 외국인의 참여를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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