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로회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1977년부터 37년 동안 성경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는 노우호 목사가 한국교회의 방언이 악령의 방언이라고 주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노 목사가 지난 5월 열린2014상반기 포럼에서 ‘방언은 성령의 은사인가 악령의 은사인가’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사진출처: 유튜브)
한국교회 방언 진위 논란

에스라하우스 노우호 목사
“한국교회 방언, 귀신 방언”
고린도교회 방언은 외국어
통역이 알아들을 수 있어야

방언 권장해온 교계‘ 충격’
순복음교회, 방언 적극 권장
황당한 방언 세미나도 성행
‘랄랄라~’ 초방언이라 주장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교회가 무척이나 특별하게 여기는 방언기도가 전부 ‘가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것도 장로회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1977년부터 37년째 성경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는 내로라하는 신학자의 문제제기이다.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라하우스 노우호 목사가 지난 5월 올 상반기 포럼에서 ‘방언은 성령의 은사인가 악령의 은사인가’를 주제로 강연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방언을 검증하자’라는 책을 출간했다. 노 목사의 강연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가 있으며 온라인을 통해 화제가 되고 있다.

노 목사의 주장은 한국교회 입장에서 받아들이기엔 상당히 충격적인 것으로 보였다. 노 목사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기독교도 아니고 예수교도 아니고 목사교로 변질됐고, 방언교로 변해가고 있다”고 질타를 날렸다.

아울러 “보수나 진보나 할 것 없이 모든 교단이 방언기도에 미쳐가고 있다”며 “이상한 방언기도에 미쳐가고 있는데도 목사들과 신학자들은 거의 침묵하고 있다”고 현 실태를 진단했다. 이어 “아무런 분별력이 없는 성도들은 그런 방언기도의 은사를 받아보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평소 방언기도를 사모했던 A씨는 방언기도를 받기 위해 관련 집회가 열리는 안산의 B센터 월요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스텝이 하라는 대로 ‘랄랄라~’를 시도했다. 소리 내서 ‘랄랄라~’를 했지만 이내 소리는 작아졌고, 그럴 때면 스텝이 와서 귀에 ‘랄랄라~’를 외쳤다.

그는 자신이 잘못한 것인지 불안한 마음에 센터 게시판에 글을 남겼고, 스텝 C씨는 “방언은 성령께서 혀를 움직여주시는 것이니 혀에 힘을 주지 말고 입을 크게 벌리고 소리를 내라”고 조언했다.

에스라하우스 노우호 목사는 한국교회의 방언이 모두 귀신의 방언이라고 경고했다. 먼저는 방언을 강조하는 한국교회가 근거로 삼고 있는 고린도교회의 방언이 ‘랄랄라~’가 아니라 사실은 외국어였다는 것이다.

노 목사는 “고린도교회의 예처럼 방언일지라도 통역을 통해서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한국교회의 방언은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는 방언을 하고 있고 이는 하나님이 주신 방언이 아닌 증거라는 것이다.

한국교회에서 성령을 받은 증거, 혹은 하나님과 그 사람만의 비밀스러운 대화로 여겨지고 있는 방언기도에 대한 이 같은 주장은 한국 신학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랄랄라’ 황당한 방언세미나

방언기도는 주로 ‘랄랄라~’ ‘쉐쉐~’ ‘솰라솰라’ 등 뜻을 파악하기 어려운 말로 한다. 방언을 장려하는 목회자들의 교육으로 교인들은 방언기도 받는 것을 곧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지름길로 여긴다.

이에 심지어 방언기도를 쉽게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부흥 세미나도 열리고 있다. D교회 E목사가 세미나에서 가르친 방언을 받는 방법은 다소 황당하기까지 하다. E목사는 ‘랄랄라~’로 시작하는 방언을 ‘초방언’이라 명칭하고 방언 같지 않아보여도 하나님이 주시는 것임을 믿고 의심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방언 받는 방법으로 “기도를 할 때 열정을 다해 세게 하고 음을 높이 올려 숨도 안 쉴 정도로 빠르게 해야 한다. 벌 소리 같이 ‘웽~’ 울리며 음을 올리면 올릴수록 뇌가 열린다”고 강의했다. 이렇게 하면서 ‘랄랄라~’를 외치면 방언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느리게 작은 목소리로 기도하는 것을 경계했다.

◆대부분 한국교회, 방언 권장

순복음교회는 방언기도를 강조하는 대표적인 교단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는 지난 2012년 9월에도 자신이 방언을 받았다고 알 수 없는 말을 한 뒤 “여러분 기도할 때 답답하면 방언으로 기도하고 그 다음 또 아는 말로 기도하고 하는 기도의 힘은 굉장히 좋습니다”라고 방언을 권장했다.

이 장면이 담긴 동영상은 현재 다수 사이트에 링크돼 있다. 순복음교회 계열에서는 방언기도 하면 성령세례를 받은 것으로 인정이 된다.

F순복음교회 G강사가 지난해 새가족 교육 시간을 통해 방언에 대해 가르친 내용을 살펴보면 그는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받는 가장 획기적인 체험은 성령세례를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말하는 방언을 하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방언을 받기 위해 애쓰고 사모하는 것을 보게 된다”고 다수가 원하는 것임을 주지시켰다.

순복음교회는 방언이 교회 성장에 기여한다고 봤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홈페이지 신학 자료실 게시판에는 ‘성령의 임재하심을 사모하며 방언으로 기도하라. 방언기도의 불은 영적 부흥과 교회 부흥의 초석이 될 수 있다’는 내용으로 교인들에게 방언 기도를 장려하는 내용이 게재돼 있다. 비단 순복음교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대부분이 방언기도를 권장하고 있다.

◆무신앙인에게는 부정적 이미지

그러나 대량 생산된 방언기도가 오히려 많은 신앙인과 무신앙인들에게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주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방언기도를 장려하는 분위기는 오히려 전도에 ‘독’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터넷 커뮤니티 한 게시판에 네티즌 ‘프**’는 “대학 1학년 때 교회를 잠깐 다녔는데, 이상한 주문 같은 것을 외우면서 흐느끼는데 방언이라고 했다. 두 달 정도다니니까 방언을 강요해서 개신교가 싫어졌다. 지금은 성당만 가끔 나간다”고 밝혔다.

방언 때문에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이동한 사례다. 네티즌 ‘잉**’도 “명절, 제사 때 추도예배 드리는 집안이지만 유명 목사가 머리에 손 얹고 기도하니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쏼라 쏼라 하는데 소름이 끼쳤다”며 방언기도를 공포로 여겼다.

네티즌 ‘음**’은 “장소는 좀 가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저녁에 기독교 동아리 몰려있는 건물 지날 때 그 소리 들으면 무섭다”고 의견을 밝혔다.

다른 사람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크게 울부짖는 방언기도가 도마에 올랐다. “방언을 정당화할 수 있는 성경의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노우호 목사의 비판이 한국교회에 신학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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