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실명·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 유발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우리나라 당뇨병 추정 환자 310만 명 중 93만 명이 자신이 당뇨병 환자인 것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질병관리본부가 2008년~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토대로 펴낸 ‘우리나라 성인에서 당뇨병 관리수준’ 보고서를 살펴보면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9.9%로 10명 중 1명이 앓는 흔한 질병으로 조사됐다.

당뇨병은 아니지만 당뇨병으로 진행할 위험이 큰 공복혈당장애(공복혈당 100∼125㎎/㎗) 비율은 22.2%(남자 25.6%, 여자 18.8%)였다. 30세 이상 성인 1000만 명이 당뇨병 환자 또는 당뇨병 고위험군인 것이다.

당뇨병은 혈당이 정상혈당보다 높은 고혈당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질환이다. 우리 몸의 췌장에서 충분한 인슐린이 생산되지 않거나 생산된 인슐린이 효과적으로 작용하지 않아 발생한다.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심장질환, 실명, 신부전, 하지절단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성인 당뇨병 관리수준은 매우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뇨병 유병자 가운데 자신이 당뇨병 환자인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27.3%에 달했다. 30대(44.9%)와 40대(54.8%)는 2명 중 1명이 자신에게 당뇨병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현재 당뇨병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10명 중 6명(61.4%)이였고 남자(57.6%)보다 여자(65.9%)가 높게 집계됐다. 특히 30대 여성의 절반은 치료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당이 적당수준(당화혈색소 6.5% 미만)으로 조절되는 비율은 치료자(24.1%)가 미치료자( 34.7%)보다 낮았다. 이는 진단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상태에 이르러서야 치료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당뇨병 관리에 대한 교육을 받은 사람도 7명 중 1명(15.8%)에 불과했다. 이에 당뇨병 환자의 현재흡연율은 24.9%, 고위험음주율은 20.0%에 달했다. 특히 남자 30~50대 환자에서는 일반인보다 흡연율과 고위험음주율이 더 높게 측정되기도 했다.

김윤아 질병관리본부 연구관은 “국가건강검진 등을 통해 당뇨병에 대한 인지율은 높아졌으나 치료성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환자의 인식개선과 적극적인 참여 이전에 의사의 적극적인 개입과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