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포시가 특정 건설사에 임대한 목포시의료원 앞 주차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요지’ 주차장은 특혜 임대
24억원 주차장은 무용지물


[천지일보=김미정 기자] 목포시(시장 박홍률)가 ‘역행’ 주차행정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주차난에 허덕이는 시민은 뒷전인 채 특정 건설사에 주차장을 임대하는 특혜를 부여하거나, 불필요한 장소에 주차장을 조성해 시민들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주장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목포시에 따르면 목포시의료원이 응급차 주차를 위해 사용했던 주차장을 인근 재개발 아파트 시공을 담당한 건설사에 2014년 11월 1일부터 2015년 10월 30일까지 281만 원을 받고 주차장을 임대했다.

목포시의료원이 병원을 확장하면서 응급실이 이전되자 응급차 주차장도 같이 이동됐고 빈 주차장을 시가 이같이 처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는 인근 주민들의 주차난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곳은 시의료원을 이용하는 시민과 인근 상가 및 주민의 차량들로 낮뿐 아니라 밤에도 주차장이 부족해 주차난에 허덕이는 곳이다. 특히 예부터 순대 골목으로 유명해 점심시간 땐 사람들이 몰려 불법주차로 전쟁을 방불케 한다.

즉 시민입장에선 빈 공간을 시민 공용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게 낫다. 시가 이같이 처리한 데는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는 것도 이러한 점이 기저에 깔려있다.

목포시 교통행정과 담당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특정 건설사에 임대한 주차장은 시의료원의 요청으로 목포시 공유재산 관리 조례에 의해 합법적으로 임대했다”며 “다른 곳의 주차장은 해당 동사무소나 과에서 관리하고 있어 주차장 이용 실태를 모른다”고 해명했다.

이에 시의료원 측은 “임대가 된 주차장은 시의료원의 것이 아닌 목포시의 것이라 시의료원이 결정한 사항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못 박았다. 시가 주민들의 불편을 고수하면서까지 특정 건설사에 주차장 임대를 부여하게 된 정확한 해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목포시가 24억 원을 투입해 조성된 유달산 주차장이 텅 비어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정종득 전 시장은 주차장 이용률이 낮은 유달산 일주도로 인근에 8개소(총 247면) 주차장을 조성했다. 그중 24억 원을 투입한 129면의 주차장과 3500만 원을 투입해 조성한 혜인여고 뒤편 주차장은 애물단지가 됐다.

유달산 일주도로 인근은 매년 봄마다 꽃 축제를 연다. 매년 축제기간 방문객들이 북적거려 입구부터 차량을 통제해왔다. 다시 말해 해당 주차장은 정작 주차장이 필요한 시즌에는 필요가 없음에도 시민들의 혈세로 불필요하게 조성됐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축제기간 외 해당 주차장의 효용가치성이 높은 것도 아니다. 대부분 한두 대 차만 주차돼 있어 주차장의 존재 여부를 의심케하고 있다.

또 혜인여고 뒤편 주차장은 아침 등굣길에 차가 유턴하는 장소로 이용돼 주차장으로서의 능력을 상실했으며 오히려 교통체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돼 지적 대상이 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목포시 주차행정 처리에 대해 “시민 이용이 절실한 주차장을 특정 건설사에 임대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특혜 행정”이라고 꼬집었으며 “또 유달산 일주도로 주차장은 필요 없는 곳에 대규모 주차장을 조성, 시민의 혈세를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종득 전 시장 시절 조성했던 유달산 일주도로 주변 대규모 주차장의 조성은 목적이 의심되는 사업”이라며 “주차장이 조성된 경위와 타당성 조사 용역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는지 철저히 조사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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