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최근 백반증 환자에 대한 제도권의 보호를 종용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백반증’의 병세에 따라 장애인으로 인정하거나 공무 중 부상의 범주에도 포함시키자는 내용이었다. 이에 앞서 한동안 미백화장품의 부작용문제에 대한 보도들이 이어지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조사결과 백반증에 대한 일반인 인식도는 여전히 낮게 나타났다. 우보한의원(원장 이진혁)이 ‘백반증 바로알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일반인(비 백반증 환자) 1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도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4명이 ‘(백반증 환자가 악수를 청한다면) 거부감이 들 것 같다(43%, 70명)’고 밝혔다. 이어 ‘아무렇지도 않다(65%, 40명)’  ‘안쓰러워 손을 더 꽉 잡아주겠다(17%, 26명)’ 등의 순이었다.

게다가 실제 백반증 환자를 만났을 때 ‘거부감이 들어 피한 적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도 33%(53명)에 달했다. 응답자 가운데 18%(29명)는 백반증을 ‘전염성 질환’으로 오해하고 있었다.

‘백반증’은 피부색을 결정하는 멜라닌 색소가 파괴되는 자가면역질환일 뿐 전염성과는 무관하다. 또한 다른 피부질환과 달리 별다른 신체통증과 가려움은 없지만 유난히 까다로운 치료과정과 유병기간이 길어 난치성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 보통 이 질환에 걸리면 6개월은 기본이고, 1년 이상 치료를 받는 경우도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나친 상실감에 아예 치료를 포기한 환자들이 제법 많은 것도 사실이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1%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의료기관에서 전문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고작 10분의 1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한 별다른 신체통증이 없는 백반증의 특성상, 몸통과 팔다리 등에 증상이 발생할 경우 옷으로 숨길 수 있다는 부분도 치료를 미루는 이유다.

우보한의원의 이번 설문 조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일반인 10명 중 7명은 “만약 백반증이 자신한테 발생하더라도 최대한 (백반증이)눈 에 띄지 않는 곳에 생겼으면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몸통(47%, 75명), 팔다리(25%, 41명), 얼굴(21%, 33명), 손(7%, 11명) 등의 순이었다.

이진혁 원장은 “백반증 환자들이 느끼는 수치심은 상상이상으로 크다. 대인기피증은 물론이고 심각한 우울증에 빠진 사람들도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태에서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까지 더해지면 좌절감에 빠지게 된다”며 “환자들은 동기유발이 되지 않아 전문적인 치료 또한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또한 “백반증이더라도 환부가 눈에 잘 띄지 않는 부위인 경우 치료를 받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백반증은 치료를 하지 않으면 점점 커지고, 다른 부위로 번지기 때문에 방치하기보다는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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