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고(南師古) 선생은 조선 중기의 학자로 천문·지리 등에 통달했다고 알려져 있다. 1977년 격암 남사고의 예언서 ‘격암유록’이 공개되면서 학계에 논란이 일었다. 내용이 성경의 계시록과 너무나 유사했기 때문이다. 위서 논란이 있지만 남사고 선생이 남긴 격암유록은 선생이 당시 천신을 만나 훗날에 있어질 일을 전해 듣고 기록했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예언가로 알려진 남사고 선생을 조명해 천신이 우리 민족에게 무엇을 예언했는지 고찰한다.

 

 

▲ 경상북도 울진군 근남면에 위치한 격암 남사고 선생의 생가터. 출입문으로 들어서면 서재인 자동서원(紫洞書院)이 보이며, 출입문 좌측으로 강당인 수남정사(水南精舍), 그 뒤쪽으로 격암선생의 위패를 모신 치격사(致格祠)가 자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우리나라 미래 예언한 책 ‘격암유록’
세상 사람에게 외치는 생명예언 등
말세에 이루어질 예언 있어 주목

유불선 三道와 통하는 내용 많아
모양 달라도 신앙의 목적지는 하나
종교말세의 구원의 처소 알려

“동양에서 제일가는 강대국 될 것”
자국에 대한 자긍심 강하게 나타나
원본 없어 학계서는 ‘위서’ 논란도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조선 최고 예언가’로 통하는 격암(格庵) 남사고(南師古, 1509~1571) 선생은 조선 중기 학자로서 고향은 경북 울진이다. 역학(易學), 풍수(風水), 천문(天文), 복서(卜筮), 관상(觀相)의 비결에 도통한 이인(異人: 재주가 신통하고 비범한 사람)으로 앞일을 정확히 예언했다고 한다.

격암은 선조 8년(1575)의 동서분당(東西分黨)과 1592년 임진왜란(壬辰倭亂) 등을 명종 말기에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임진년에 백마를 탄 사람이 남쪽으로부터 나라를 침범하리라 예언했는데, 과연 왜장 가토(加藤淸正)가 백마를 타고 쳐들어왔다. 앞서 명종 19년(1564)에 ‘내년에는 태산(泰山)을 봉하게 되리라’고 예언했는데, 이듬해에 문정왕후(文定王后)가 별세해 태릉(泰陵)에 장사지냈다.

격암은 풍수지리에 많은 일화를 남겨 그의 이름으로 된 도참서(圖讖書: 미래의 일을 예언하는 책)인 ‘남사고비결(南師古祕訣)’과 ‘남격암십승지론(南格庵十勝地論)’이 ‘정감록(鄭鑑錄)’에 전한다.

◆나라의 미래를 예언한 책 ‘격암유록’

남사고비결은 격암이 역리(易理)를 근거로 운수를 미리 헤아려서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해 예언한 책으로 그의 호를 따서 ‘격암유록(格庵遺錄)’이라고도 한다.

이 책은 자손들이 말세에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예시한 것으로 천기(天機: 하늘의 기밀)에 관한 책이라 하여 간행하지 않고 비밀리에 보관해 오다 8.15광복 후에 격암이 예언한 말세가 이르렀다고 생각한 자손들이 세상에 공개했다는 말이 있다. 일부는 필사로, 일부는 연활자본으로 간행돼 전한다.

책의 처음에는 저자에 대한 간략한 약력을 소개하고 있고 예언서(豫言書)·세론시(世論視)·계룡론(鷄龍論) 등 논 18편, 궁을가(弓乙歌)·은비가(隱祕歌) 등 가사 30편, 출장론(出將論)·승지론(勝地論) 등 논 10편, 말초가(末初歌)·말중가(末中歌) 등 가사 3편이 있어 논과 가사가 순서 없이 혼잡돼 있다. 가사는 국한문이 혼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내용 중 특이한 것은 미래의 시기나 사건의 중요성 등을 은어나 파자(破字), 속어, 변칙어 등을 사용해 보는 사람들이 내용을 분명하게 파악할 수 없도록 기록한 점이다.

한일병합과 해방, 국토의 분단과 6.25전쟁, 공산주의의 발동 등을 예언했으며, 상제의 재림은 분명해 의심할 바 없으니 전심으로 합력·수도해야 한다거나, 복음전도가 급한 때이고 마음으로 천주(天主)를 믿지 않으면 지옥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하는 등 서학적인 의식도 짙게 나타나 있다.

또 세상 사람들에게 외치는 생명예언이라 하면서 인신(人神) 변화가 무궁하지만 상천시(上天時)·하강시(下降時)를 잘 알아야 함을 강조하고 영웅호걸이나 박식한 철인이라도 시래(時來)를 알지 못하면 현명하지 못한 것이고 어리석은 남녀라도 시래를 알면 그것이 걸사라 했다.

우리나라가 동양에서 제일가는 강대국이 될 것과 이 땅이 세계의 십승지(十勝地)라고 하는 등 자국에 대한 자긍심의 면모도 나타내고 있다.

다만 격암유록에 사용된 한자가 일본식 한자가 많고, 철학(哲學)·공산(共産)·원자(原子) 등 근대에 탄생한 한자어가 발견되며, 일부 내용이 성경과 같아서 학계에서는 진위논란이 일었다. 격암유록이 널리 알려진 것은 1977년 이도은이 자신이 필사한 것이라 하며 국립중앙도서관에 이 책을 기증하면서인데, 원본이 아직 발견되지 않고 1977년에야 필사본이 나타난 점, 이도은이 신흥종교 천부교의 추종자인 점 때문에 남사고의 이름을 가탁한 위서(僞書)로 보는 견해도 있다.

 

 

 

 

 

 

 

▲ 격암 남사고 선생의 위패가 모셔진 별묘(왼쪽)와 격암유록(오른쪽). ⓒ천지일보(뉴스천지)

◆유불선 삼도(三道)의 말이 모두 한 뜻

격암유록이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그 내용 중 성경의 예언과 일치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유명한 다음의 내용은 성경 요한계시록 21장의 내용과 통한다.

“送舊迎新 好時節 萬物苦待 新天運(송구영신 호시절 만물고대 신천운 - 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이하는 좋은 시절, 모든 피조물이 고대하는 새로운 하늘의 운세)

四時長春 新世界 不老不死 人永春(사시장춘 신세계 불로불사 인영춘 - 새로운 세계가 오면 항상 봄철과 같고 늙지 않고 죽지 않은 사람이 늘 청춘이라)

天縱之聖 盤石井 一飮延水 永生水(천종지성 반석정 일음연수 영생수 - 하나님이 보낸 성인의 말씀(반석 샘물) 한 모금 한 모금 이어 마시면 영원히 죽지 않는 생수)

上帝豫言 聖經說 世人心閉 永不覺(상제예언 성경설 세인심폐 영불각 - 하나님께서 선지자들에게 말씀하신 예언서인 성경 말씀을 세상 사람들이 마음을 닫고 영영 생각조차 아니 한다)

末世汨染 儒佛仙 無道文章 無用也(말세골염 유불선 무도문장 무용야 - 모든 종교가 구태의연하게 신앙을 하며 각자 자기 종교에 골몰하여 문장은 있어도 말씀이 없어 쓸모가 없다)

西氣東來 救世眞人 辰巳聖君 正道靈(서기동래 구세진인 진사성군 정도령 - 서양의 운세가 동방으로 오고 구세주(진인)가 진사 양년에 바른 도(道)의 말씀을 가지고 오신다)

天擇之人 三豊之穀 食者永生 火雨露(천택지인 삼풍지곡 식자영생 화우로 - 택함 받은 자의 양식(불, 비, 이슬) 하늘의 양식인 이 말씀을 먹는 자는 영생한다)

世人何知 三豊妙理 有智者飽 無智飢(세인하지 삼풍묘리 유지자포 무지기 - 세상 사람들이 어찌 하늘의 묘한 말씀을 알 수 있으리. 그러나 지혜가 있는 자는 깨달아 배부르고 무지한 자는 배고프다)

天道耕田 武陵桃源 此居人民 無愁慮(천도경전 무릉도원 차거인민 무수려 - 하늘의 도를 전하는 곳인 무릉도원, 이곳에 거하는 자는 근심 걱정 염려가 없다)

太古以後 初樂道 死末生初 新天地(태고이후 초락도 사말생초 신천지 - 역사 이래 처음 있는 가장 즐거운 말씀, 죽음이 끝나고 영생이 시작되는 새 하늘 새 땅)”

이런 구절도 있다.

“사람마다 모두 도(道)를 통하여 빼어난 경지에 다다르니 이 세상은 맑고 투명한 유리세계로 되는구나. 태양은 쉼 없이 광명기운을 뿜어내고 달도 이지러지지 않으니 주야를 불문하고 항시 일월의 광명이 가득하도다… 사람들은 근심 걱정이 전혀 없고 불로불사의 영춘(永春)에서 살아가는도다(人身通秀琉璃界 日光無落月無 不分晝夜恒日月 直曲交線相交射 屈曲之穴光明穴 無極無陰無影世 淚愁隔精無手苦 日日連食不老草 無腸服不死藥 此居人民無愁慮 不老不死永春節 -生初之)”

요한계시록 21장에도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지고 새 하늘과 새 땅이 나타나며 하나님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모든 눈물을 씻기시고 사망과 고통이 없는 영원한 나라가 있게 된다는 말씀이 있다.

이는 또 불교의 ‘법멸진경(法滅盡經)’ 내용과도 통하니 “…미륵불(彌勒佛)이 세간에 내려와 부처가 되면, 그때서야 천하가 태평하고 독기가 녹아 없어질 것이다. … 다들 8만 4000살(‘무한한 수’의 상징적 표현으로 ‘영생’을 의미)을 살게 되고, 중생이 제도됨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는 말씀과도 같다.

격암유록에는 불경의 예언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으니 이는 또 성경의 내용과도 같다.

“삼천 년의 운수로 자신의 도(道)가 끝남을 석가가 예언하였네. 말세를 당하여 미륵불이 하강함을 정말로 믿지 않네. 북두칠성의 주인인 우성(牛性)이 머물고 있는 들판인 십승지엔 미륵불이 출현하나 유불선이 부패하여 그를 알아보는 군자는 참으로 드무네(三千之運釋迦預言 當末下生彌勒佛 斗牛在野勝地處면 彌勒佛이 出現컨만 儒佛仙이 腐敗하여 아는 君子 누구인가).”

격암유록에 자주 나오는 ‘십승지(十勝地)’ 또는 ‘십승지지(十勝之地)’는 풍수지리설에서 말하는 기근과 천재(天災), 전쟁으로부터 안전한 피난과 보신의 10군데 장소를 의미하는데, 십(十)자는 처음에는 10자로 쓰였으나 후에는 ‘가장 좋은’ ‘대표적’ 등의 의미가 붙었다.

격암은 ‘궁궁을을지간(弓弓乙乙之間)에 십승지(十勝地)’라 하며 이는 또 ‘비산비야(非山非野)’ 즉, 산도 아니고 들도 아니라 했다. 십승지는 어떤 특정한 장소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십자가의 도(道)로 승리한 곳’ 즉, 십자가의 도로 싸워 이긴 이긴자 또는 이긴자가 있는 곳이 바로 종교말세의 구원의 처소임을 알리고 있다.

격암유록 ‘은비가’의 다음 내용도 성경과 통한다.

“성부(聖父)·성자(聖子)·성신(聖神)의 삼위일체의 이치로 삼인(三人)이 한 사람으로 출현하네. 세상에 나온 진인(眞人)을 누가 알 수 있겠는가? 삼위일체의 참된 신(神)이 한 사람으로 출현하네. 미륵세존이 해인(海印)을 가지고 출현하네. 상제님이 한반도에 강림하네. 미륵·상제·정도령(正道令)이 말세의 끝에 하나로 합쳐 한 사람으로 출현하네. 유불선의 삼도(三道)가 마지막에 가서는 한 신선의 조화로 하나로 합하여 연화(蓮花)세계를 이루네(父子神中三人出 世上眞人誰可知 三眞神中一人出 彌勒世尊海印出 上帝降臨東半島 彌勒上帝鄭道令 末復三合一人定 三家三道末運一 仙之造化蓮花世)”

요한계시록에는 이기는 자에게 하나님의 이름과 하나님의 성 새 예루살렘의 이름과 예수의 새 이름을 기록(계 3:12)하고 하나님과 예수의 보좌에 함께 앉게 해준다(계 3:21)는 말씀이 있다. 이는 미륵불과 정도령과도 통하는 내용이다.

흔히 종교는 유불선(儒佛仙) 삼도(三道)가 있다고 말한다. 유불선의 삼도는 모양은 달라도 같은 것을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마지막 때 이루어질 예언과 약속, 신앙의 목적지는 하나임을 깨닫게 하고 있다. 말세를 만난 사람들이 찾아야 할 영적인 구원의 처소는 십승지이며 십자가의 도(하나님의 말씀)로 싸워 이긴 이긴자, 나아가 이긴자가 있는 곳을 감추어 놓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진리를 통달한 도통군자(道通君子)들이 모여 있는 곳이며 진리의 성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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