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 파이널 진출 확정, 점프 3개 실수로 200점대 달성은 실패

자만하지 말라는 하늘의 깊은 속뜻이 있었던 것일까. ‘피겨 여왕’ 김연아(19, 고려대)가 프리 스케이팅에서 잦은 실수를 범하며 3회 연속 200점대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7회 연속 그랑프리 우승에는 지장을 받진 않았다.

김연아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레이크 플래시드의 허브 브룩스 아레나 1980링크에서 벌어진 2009/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인 스케이트 아메리카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111.70점에 그치며 레이첼 플랫(17, 미국)에 이어 2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 15일 쇼트 프로그램에서 세계 최고기록을 세우며 큰 점수차를 벌어놓은 김연아는 최종합계 187.98점으로 174.91점으로 2위를 차지한 플랫을 13점차로 제치고 7회 연속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 올시즌 두 번의 그랑프리 대회를 모두 석권하며 다음달 일본 도쿄에서 벌어지는 그랑프리 파이널에 당당히 입성했다.

하지만 ‘점프의 정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연아가 점프 3개를 실수한 것은 너무나 아쉬웠다.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의 선율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첫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첫 연기인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토룹 컴비네이션 점프 과정에서 토룹의 랜딩이 깔끔하게 처리되지 못하면서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받았다. 이것이 부담이 됐던지 1차 대회에서 뛰지 못했던 트리플 플립 역시 다운그레이드 판정과 함께 넘어지면서 감점까지 발생했다.

더블 악셀, 더블 토룹, 더블 룹 컴비네이션 점프를 소화했지만 가산점이 붙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 김연아는 이내 안정을 되찾고 플라잉 스핀 컴비네이션과 스파이럴 시퀀스에서는 레벨 4을 받으며 큰 점수를 챙겼다.

하지만 8번째 연기인 트리플 러츠에 힘이 붙지 않아 회전수가 부족해지면서 더블 러츠로 처리됐고 설상가상으로 다운그레이드 판정까지 나와 점수를 크게 잃었다. 레벨 4에 도전했던 직선 스텝이 레벨 3에 그쳤지만 플라잉 싯스핀은 레벨 4을 받았고 체인지 풋 스핀 컴비네이션은 레벨 3로 마쳤다.

실수가 잦았던 김연아는 기술 기본 점수가 1차 대회 때보다 7점 낮은 47.96점에 그쳤고 가산점 역시 3.22점 밖에 추가하지 못해 기술점수가 51.18점에 머물렀고 프로그램 구성점수 역시 61.52점으로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러나 100점 정도만 받아도 이미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이었기에 금메달은 당연히 김연아의 몫이었다.

한편, 김연아에 앞서 연기를 펼친 플랫은 마지막 2개의 스핀에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점수를 전혀 받지 못했지만 116.11점을 받아내 홈팬들 앞에서 체면치레를 하며 2위에 올랐다.

3차 대회인 컵 오브 차이나에서 4위를 차지했던 플랫은 그랑프리 점수에서 22점을 받아 6차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성적에 따라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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