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개척과 스마트폰 수익성 개선이 관건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레노버가 PC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3분기 글로벌 1위(PC+태블릿)를 처음으로 기록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모바일 분야를 향후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가 남아있어 힘든 여정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7일 레노버는 실적발표를 통해 3분기(회계연도 2분기, 7~9월) 매출은 105억 달러, 영업이익 3억 65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7%, 29%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은 19% 증가해 2억 6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레노버는 총 3560만 대의 PC와 태블릿, 스마트폰을 출하했고, PC와 태블릿을 합친 시장에서는 1.2% 성장하며 최초로 세계 1위(14.1%)를 달성했다. 양 위안칭 레노버 회장(CEO)은 “PC 시장 점유율 약 20%를 달성한 것뿐 아니라 PC와 태블릿을 합친 시장에서 최초로 세계 1위가 됐다”며 “우리는 지난 5월에 향후 2년간 이 목표를 이루겠다고 했는데 2분기 만에 모두 달성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양 회장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우리는 세계 1위, 2위를 앞지르기 위해 PC에서 일군 영광을 한 번 더 실현할 것”이라며 “PC가 그랬던 것처럼 모바일과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우리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다. 두 사업은 우리의 주요 수익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레노버의 스마트폰 성장세가 이미 꺾인 데다, 판매량의 80%가 중국에서 나오고 있어 이날 밝힌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레노버의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지만 그간 2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던 추이와 비교하면 성장 폭이 줄었다. 또한 양 회장 스스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더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이미 중국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게다가 오포(OPPO), 비보(VIVO), 원플러스 등 수십 개 중소 업체가 경쟁 중이고 삼성, 애플과 같은 글로벌 강자까지 중국 시장을 노리고 있어 경쟁이 쉽지 않다. 경쟁자 증가로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출하량은 늘었지만 3분기 모바일 사업의 매출도 오히려 6% 줄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레노버가 신시장 개척과 수익성 개선을 동반하지 않을 경우 성장세를 지속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우려에 양 회장은 “중국에서만 사업을 벌일 경우 성공을 장담할 수 없어 다른 성장동력을 찾아야만 한다”고 밝히며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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