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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계가 신학생 과잉수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국내 신학교는 모두 200여 곳이며 매해 6000명 가까이 배출되고 있지만 교세가 급감하면서 대부분의 신학생은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 신학교 졸업생은 일반 대학 출신에 비해 스펙이 낮고 신학교라는 편견 때문에 사회에서도 찬밥 신세다. 그러나 부모가 대형교회 목회자이거나 대형교회 장로인 일명 ‘성골’‘진골’ 출신의 신학생 대부분은 학위만 따면 부와 명예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어 품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교회세습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신학생 품계 논란을 비롯해, 신학생 취업 실태를 분석했다.

교인 급감, 취업해도 생계문제 여전

생활고 못 이겨 ‘겸직’ 선택
대부분 교단에선 ‘불법’ 규정
매년 대량 양산되는 목회자
교단 차원 대책 요구 목소리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신학생들이 교회를 개척하거나 기존 교회에 들어간다고 해도 생계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해 목회자는 늘어나는데 사역 지역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생활고에 시달리는 목회자들이 다른 직업을 병행하는 사례가 늘면서 목회자 이중직 허용문제가 교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주요 교단이 총회에서 발표한 교세통계에 따르면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을 제외한 나머지 교단은 목회자수가 전년 대비 증가했다. 예장통합은 615명이 증가했고, 예장합동도 448명이 증가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는 350명이 늘었으며 예장합신과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도 각각 62명, 23명 늘었다.

목회자가 곧바로 투입돼 사역할 수 있는 교회도 증가했다. 예장합동 55개, 예장통합 175개, 고신 42개, 기장 17개, 합신 3개 등의 통계를 보였다. 목회자수와 교회수의 증가비율만 놓고 보면 목회자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교회수도 증가해 사역에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교회를 운영하는데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교인수가 대폭 줄었다는 것이다. 눈에 띄게 큰 폭으로 교인수가 감소한 곳은 예장합동으로 지난해보다 13만 7808명이 줄었고, 예장통합은 1619명이 감소했다. 고신도 8315명, 기장 7898명, 합신 2347명 등이 줄었다. 교세가 증가된 것으로 발표된 교단이 없다.

교단이 나서서 목회자들의 생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활발한 움직임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목회사학연구소(소장 조성돈 교수)가 올초 목회자 904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월 사례비 부문에서 4인 가족 기준 최저생계비를 받지 못하는 목회자가 전체 조사 대상 중 66.7%를 차지했다. 이는 보건복지부 기준 최저생계비 163만 원을 기준으로 파악한 것이며, 대법원 기준인 244만 원으로 분석하면 이보다 더 늘어난 약 85.6%가 해당됐다. 4인 가족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목회자는 14.4%에 그쳤다.

이에 생계를 위해 겸직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아직 한국교회 대부분 교단에서는 이중직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규정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성돈 소장은 “목회자가 생계를 위해 이중직을 갖는다는 것은 현실이지만 현재 대부분 교단은 목회자의 이중직을 불법으로 여기고 있다”며 “교회의 사례비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게 법적으로 규정된 사항이지만 지켜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음에도 목회자는 대량으로 양산되고 있다”며 “교단이 교세를 늘려가기 위해 많은 목회자가 개척하는 것을 장려하지만 정작 그들이 생존하는 것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게 현실이다”고 지난달 한 세미나에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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