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원, 종단 정상화 위한 ‘제2 정화운동’ 선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계종과 갈등을 빚고 있는 선학원이 “비리에 연루된 16명의 권승들은 즉각 조계종을 떠나라”고 주장하며 ‘제2 정화운동’을 선언했다.

선학원은 최근 서울 안국동 선학원 회의실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제2 정화운동 선언문’을 채택, 사부대중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현재의 조계종은 총무원장 자승 등 부정부패 승려들로 인해 한국불교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며 현 집행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선학원은 조계종의 모태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민족불교는 왜색화(일본의 불교문화를 따라 함)돼 청정수행 가풍이 무너지자 만해·용성·도봉·남전·석두스님 등이 선학원을 설립했다. 해방 후에는 선학원을 중심으로 비구승 대회를 개최하는 등 한국불교의 청정성을 회복하는 정화운동을 전개해 오늘날의 대한불교조계종을 탄생시켰다.

선학원은 “타락한 승려들을 종단에서 추방하고 조계종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정화운동을 다시 한 번 시작함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들은 “조계종 권승들은 혼인 사실이 드러나거나 성매수가 확인돼도 징계를 받지 않는다”며 “또 거액 상습도박과 해외 원정도박에 연루된 16명의 권승들을 세간에서는 ‘16국사’라고 비아냥거리고 있는데도 정작 본인들은 일말의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심지어 사명대사 선친 묘소까지도 도박 등 갖가지 비리로 인해 팔려나가고 있는데도 저들은 아무런 죄의식 없이 귀한 삼보정재(사찰 재산)를 탕진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권승들은 ‘법인관리법’을 만들어 법인들의 삼보정재를 관리해 주겠다고 한다”고 성토했다.

선학원은 “이러한 조계종의 풍토를 지적하며 급기야 송담대선사가 탈종(종단 탈퇴)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며 “하지만 조계종의 권승들은 반성과 성찰은커녕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고 헐뜯는데 급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갖가지 비리에 연루된 16명의 권승들은 즉각 조계종을 떠나라 ▲총무원장 직선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하라 ▲출가 2부중(비구, 비구니)의 평등을 실현하라 ▲사부대중으로 종단을 운영하라 ▲전통 대중공의제를 회복해 재정을 투명하게 관리하라 등의 결의 내용을 선언, 종단 개혁을 위해 승려와 불자 모두가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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