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송파 세 모녀 자살에 이어 인천에서 생활고를 겪던 일가족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일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50분쯤 인천시 남구의 한 빌라에서 남편 이모(51) 씨와 이 씨 아내(45), 딸(12)이 숨져 있는 것을 딸의 담임교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딸의 담임교사는 아이가 이틀간 등교를 하지 않고 연락도 닿지 않아 집을 방문했다가 기척이 없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일가족 3명은 안방에 반듯이 누운 상태로 숨져 있었고 현장에는 타다 남은 연탄과 아내와 딸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내와 딸이 먼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이들을 발견한 남편이 뒤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인은 유서에 “생활고로 힘들다. 혹시라도 우리가 살아서 발견된다면 응급처치는 하지 말고 그냥 떠날 수 있게 해 달라. 뒷일은 남편이 해줬으면 한다”고 적었다.
딸은 유서에 “그동안 아빠 말을 안 들어 죄송하다. 밥 잘 챙기고 건강 유의해라. 나는 엄마하고 있는 게 더 좋다. 우리 가족은 영원히 함께할 것이기에 슬프지 않다”고 적었다.
남편은 서울의 한 폐기물업체에서 근무했으며 부인은 지난 9월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생계를 꾸려가던 아내가 지난 9월 퇴직해 생계가 막막하고 마이너스 통장 대출 만기일이 오는 11월 12일로 다가오자 갚을 길이 없어 불안해 자살한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남편의 부채 규모와 금융거래 내역, 아내와 딸이 남긴 유서의 필적 감정 등을 의뢰하는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