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인으로 출석한 하석주 롯데건설 부사장이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진행된 고용노동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왼쪽 부터 윤문균 현대중공업 부사장, 임경택 대우건설 부사장, 하석주 롯데건설 부사장, 윤갑한 현대기아차그룹 사장, 최주식 LG U플러스 부사장. (사진출처: 연합뉴스)

정책 질의 대신 호통·막말·정쟁… 구태 되풀이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호통, 막말, 정쟁이 난무했던 국정감사장.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된 ‘부실국감’의 한 장면이다.

지난 7일 시작된 국정감사는 27일 종합국감 하루만을 남겨뒀다. 그러나 견실한 내용 없이 ‘수박 겉핥기식’ 질문과 부실 답변이 되풀이되면서 ‘국감 무용론’만 커지게 됐다.

단 일주일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시작한 국정감사는 우려대로 ‘맹탕국감’으로 전락했다. 여야 의원들은 정책 감사보단 정쟁으로 일관했다. 핵심 이슈였던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도 기존 공방만 반복됐을 뿐 새로워 보일만 한 것은 사실상 없었다.

국감 후반 들어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 문제가 부상했지만, 국감 위원들은 정치 공세에 치우쳤다. 사고 관련 지자체에 대한 국감에서 새누리당은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새정치민주연합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에게 집중 공격하는 정략적 행태를 보인 것이다.

막말 논란도 예외 없이 등장했다. 국방위원회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은 일부 야당 의원을 비하하는 내용의 메모를 다른 의원과 주고받다가 언론에 포착돼 곤욕을 치렀다. 새정치연합 설훈 의원은 지난 17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의사진행발언에서 윤종승(자니윤)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에게 “79세면 쉬셔야지 왜 일을 하시려느냐”고 말해 노인 폄하 논란을 일으켰다.

일부 의원은 국감 진행 도중 부적절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8일 고용노동부 국감 도중 스마트폰으로 비키니 입은 여자를 보는 모습이 포착돼 구설수에 올랐다. 권 의원은 기사 검색 도중 잘못 눌러 비키니 여성이 뜬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의 뭇매를 혹독하게 맞아야 했다.

피감기관 증인을 불러놓고 여야 의원들이 서로 감정싸움을 벌이거나 증인 채택 등 다른 문제로 설전을 주고받는 장면도 자주 목격됐다. 특히 환경노동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는 증인 채택 문제로 국감 초반부터 파행을 겪기도 했다.

증인 붙잡아 두기 행태도 그대로였다. 20일 정무위원회에서 진행된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선 기업인 증인들이 수 시간씩 대기한 뒤 단 1분 정도씩 답변하고 돌아갔다. 반대로 해외 출장을 핑계로 증인 출석을 회피하는 기업 증인들도 속출했다.

이와 함께 외통위와 정무위의 해외 국감에 대해 불거진 외유 논란도 국감 분위기를 흐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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