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미산책] 추탕과 추어탕 이야기(1)
[별미산책] 추탕과 추어탕 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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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김영복 원장
가을 하면 생각나는 음식이 추어탕이다. 이 추어탕의 음식 주재료인 미꾸라지보다 미꾸리가 더 맛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미꾸라지나 미꾸리를 모두 미꾸라지라고 한다. 한문(漢文)으로는 진흙 속에 산다 해서 이추(泥鰍), 가을 물고기라 해서 추어(鰍魚)라고 한다. 그러나 미꾸리는 미꾸라지와는 엄연히 다르다. 미꾸라지는 일반적으로 꼬리 부분이 납작해서 납작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미꾸리보다 커서 150㎜ 안팎의 것들이 많으며 200㎜가 넘는 것도 종종 발견되기도 한다.

비늘이 더 크고 입수염이 더 길며, 골질반도 미꾸리와 다르게 형성된다. 한국의 서남해로 흐르는 각 하천 등지에 분포한다. 몸은 길고 황갈색을 띠며, 배 쪽은 색이 엷다. 몸에는 갈색의 작은 반점들이 빽빽이 있다. 또 5쌍의 긴 입수염이 있고 옆줄은 불완전하다. 미(未)성숙한 어종에는 꼬리지느러미 상부에 희미한 흑점이 있으나 성어가 되면 사라진다. 길이는 보통 20㎝ 이상이다. 그러나 미꾸리는 몸의 길이가 대부분 100~170㎜가 넘는 것은 매우 드물다.

몸이 가늘고 길며 머리는 원추형(圓錐形)이고, 입수염은 5쌍이다. 옆줄은 불완전하여 몸 옆면 중앙에 뚜렷하지 않은 세로 홈이 있을 뿐이며, 때로는 거의 보이지도 않는다. 가슴지느러미의 크기와 형태는 암컷과 수컷이 서로 달라 수컷은 가슴지느러미가 길고 크며 끝이 뾰족해서 쉽게 구별된다. 몸빛깔은 살고 있는 환경에 따라 변이가 심한데, 등 쪽은 암청갈색이고 배 쪽은 담황색이다.

꼬리지느러미 기부의 등 쪽에는 눈과 같은 크기의 검은 점이 1개 있다. 늪, 논, 수로, 소(小)하천 등의 진흙이 깔린 곳에 많이 살고 있으며, 어두워지면 먹이를 찾아 활발하게 활동한다. 잡식성으로 부착 조류(藻類)나 유기물 조각, 실지렁이 등을 흔히 먹는다. 겨울에는 바닥의 진흙 속에서 동면하며, 물속의 용존 산소가 부족해지면 수면에서 공기를 들이마시는 장호흡(腸呼吸)을 하기도 한다. 산란기는 4~7월경이며, 몸길이 12~16㎝인 개체는 흔히 볼 수 있으나 20㎝ 이상인 것은 드물다.

추어탕 재료로 흔히 미꾸라지를 쓰고 있지만, 미꾸라지는 미꾸리보다 맛이 떨어진다. 예로부터 약용이나 추어탕과 같은 식용으로 미꾸리를 최고로 여겼다. 서유구의 ‘난호어목지’와 ‘전어지’에 보면 추어탕에 쓰인 재료로 ‘밋구리(泥鰍)’가 소개돼 있고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미꾸리에 대한 기록이 있다. “성은 온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속을 보하고 설사를 멎게 한다”라고 돼 있다.

황필수의 ‘방약합편’에는 “미꾸리는 맛이 달고 성은 평(平)하며 기를 더하게 한다. 술을 깨게 하고 목 마름병(당뇨병)을 다스리며 위를 따스하게 하기도 한다”고 기록돼 있다.
옛날부터 우리나라의 강, 논, 호수, 도랑 등 진흙 속에 미꾸라지나 미꾸리가 많이 서식하고 있었으므로 추어탕 등 요리를 즐겨 해 먹었다. 미꾸라지나 미꾸리에 대한 기록은 있지만 이를 이용해 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기록한 ‘고 요리서(古 料理書)’에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추어탕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고려 말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이 쓴 ‘고려도경(高麗圖經)’이다.

한편 조선 선조 때(1850년경) 실학자 이규경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추두부탕(鰍豆腐湯)’ 끓이는 방법이 나온다. 산 미꾸라지를 가마솥에 넣고 가운데 순두부를 넣은 후 서서히 불을 때면 미꾸라지들이 뜨거워 순두부 속으로 기어들어 가게 된다. 이렇게 추두부(鰍豆腐)를 만든 후 양념장에 양념해 먹거나 탕을 끓이는데, 이러한 음식은 조리과정이 잔인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일반 가정에서 해 먹던 음식이 아니라 경중(京中)의 성균관 부근에 살면서 소를 도살하거나 쇠고기를 파는 계층인 관노(館奴) 신분의 반인(泮人, 백정)들이 이미(異味)로 즐겼다고 기록돼 있다.

미꾸라지나 미꾸리로 끓일 수 있는 탕(湯)은 추탕(鰍湯)과 추어탕(鰍魚湯)이 있다. 그러나 추탕과 추어탕은 완연히 태생과 조리법이 다르다. 서울식 추탕은 꼭지딴 해장국이라 불리던 꼭지 음식이며, 추어탕은 시골에서 입동(立冬) 시 ‘치계미(雉鷄米, 꿩·닭·쌀을 합친 말로 우회적인 의미에서 사또의 밥상에 올릴 반찬이라 하는 뜻이며, 마을의 노인들을 사또처럼 극진히 대접한다는 의미)’ 또는 ‘상치(尙齒)마당(조선시대 궁중에서 노인을 우대해 해마다 베푼 행사인 상치세전에서 유래된 말)’에서 유래됐다. 추탕은 통 미꾸라지를 넣고 끓이고,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갈아서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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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qhr27 2014-10-26 23:54:56
추운 가을에 추어탕 한그릇이면 끝이죠. 지역별로 국물이 뻑뻑하기도 하고 묽기도 하는데 갠적으론 뻑뻑한게 맛있더라구요^^

다람쥐 2014-10-26 21:46:07
추어탕 너무 먹고싶다.
몸보신으로 최고인데... 맛도 끝내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