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레인 크로포드 백화점 내 설화수 매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생산시설 확충하고 중국 시장 점령에 박차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상하이에 뷰티사업장을 세우고 지난주 준공식을 가졌다. 중국 사업 확대로 기존 공장의 생산능력이 부족하게 되자 설비를 늘리고 R&I(연구혁신) 센터도 함께 배치한 것이다.

위치는 중국 상하이 가정구 마륙진으로, 생산능력은 연간 1억 개다. 기존 공장의 10배 수준이지만, 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요에 대비해 증축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 현재 1조 원의 생산규모를 2019년에는 1.9조 원, 2020년에는 2.8조 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중국 시장은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사업 중 가장 큰 매출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총 5399억 원의 해외매출 중 63%에 달하는 3387억 원을 중국에서 거뒀다. 1992년 중국지사를 설립하며 세계 1위 인구 대국에 발을 내디딘 지 20년 만의 성과다.

그동안 라네즈 마몽드 설화수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대표 브랜드가 차례로 현지에 진출해 자리를 잡았고, 다음 달에는 최고급 프리미엄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이 홍콩의 레인 크로포드 백화점에 매장을 열 예정이다.

홍콩은 특히 중국 본토로 진입하는 전략적 시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구는 720만 명 수준이지만, 화장품 1인당 구매액은 한국보다 29% 높아 잠재성이 큰 시장으로 분류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들이 이미 진출해 입지를 다져놨기 때문에 새로 진입하는 업체에게는 경쟁이 보통 치열한 곳이 아니다.

아모레는 이곳에 먼저 제품을 내놓고 소비자의 반응을 테스트한 후 다른 지역으로 진출하는 글로벌 전략을 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라네즈’가 2002년 홍콩에서 런칭한 뒤 이후 중국으로 나갔고, 2004년에는 ‘설화수’가 같은 방식으로 진출했다. 아모레퍼시픽 휘현 홍콩법인장은 “지난 2년간 아모레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며 “현재 10개인 에뛰드 매장은 15개로, 이니스프리 매장은 7개에서 17개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 중국 상하이 팍슨백화점 내 라네즈 매장(왼쪽), 설화수 매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아모레의 중국 사업은 연평균 30% 성장이라는 파죽지세로 해외사업의 핵심적인 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올 상반기만 해도 중국 매출은 219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25.5% 성장했다. 이런 추세를 몰아 2020년까지 중국에서 매년 41%의 성장을 이룬다는 게 아모레의 목표다.

이번 준공식을 가진 상하이 뷰티사업장은 물류경쟁력 확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기존에 7일 이상 걸렸던 물류배송이 3~4일이면 중국 전 지역으로 가능하게 됐다.

근무인원은 약 300명이며, 마몽드 제품을 비롯해 이니스프리·에뛰드 일부 제품을 생산한다.

연구인력은 총 30명으로, 4명의 한국인과 26명의 현지인이 일한다. 중국인의 피부·성향에 대한 연구를 비롯해 천연물 소재 연구, 현지 법규에 대한 연구 등을 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인들의 경우 눈 주변의 건조한 피부에 주름이 생기는 고민 때문에 한국인들보다 높은 비율(약 9~10%)이 눈가 전용제품을 찾는다. 이 같은 현지인들의 수요에 대응해 적합한 제품을 개발하는 일이 이곳 뷰티사업장에서 이뤄진다.

상하이 뷰티사업장 하정철 제품연구팀장은 “중국이라는 대륙이 워낙 넓다보니 북부와 남부 간에도 기후 차가 크고, 이에 따라 피부상태나 필요로 하는 화장품의 기능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상하이 뷰티사업장의 연구소(R&I Center)는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유명 피부과 전문의들과 자문위원회를 구성, 적극적인 현지 연구를 시행 중이며 이 밖에 쿤밍 식물 연구소 및 중국약과대학 등과 MOU를 맺고 원료·효능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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