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단말기 복원… 작년~범행날까지 메시지 확인
‘애들 오면 바로 작업할꺼다’ 카카오톡 속 ‘애들’ 누구?
檢 “中 청부살해업자” vs 변호인 “짝퉁수입 관계자”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재력가 송모(67) 씨를 청부살해한 혐의(살인교사)로 재판 중인 ‘김형식-팽 씨’의 카카오톡(카톡)과 문자메시지 내용이 공개됐다. 검찰 측과 김형식 변호인 측은 메시지를 두고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어 공방이 이어질 기세다.

지난 23일 서울남부지법 제11형사부(박정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4차 국민참여재판기일에서 검찰 측은 김형식(44) 서울시의회 의원과 팽모(44) 씨의 휴대전화를 복구해 지난해 9월부터 2월까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오늘 안 되면 내일 할꺼고… 초조해하지 마라”

▲ ‘살인교사’ 혐의 김형식 팽 씨 카톡공개… 누구 해석 맞나 (사진출처: YTN)

공개된 카톡 내용을 보면 지난해 9월 17일 팽 씨는 김 의원에게 ‘잘 되겠지. 긴장은 되는데 마음은 편하네’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김형식은 ‘잘 될 거야. 추석 잘 보내라’고 답했다. 이틀 뒤 9월 18일 팽 씨는 김 의원에게 ‘오늘 안 되면 내일 할꺼고 내일 안 되면 모레 할꺼고 어떻게든 할 거니까 초조해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검찰은 김 의원이 팽 씨에게 범행을 독촉했으며 팽 씨가 범행을 준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애들은 10일날… 오면 바로 작업할 것”

▲ ‘살인교사’ 혐의 김형식 팽 씨 카톡공개… 누구 해석 맞나 (사진출처: YTN)

11월 4일에는 팽 씨가 문자메시지를 통해 ‘애들은 10일날 들어오는 걸로 확정됐고 오면 바로 작업할꺼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은행계좌를 김 의원에게 보냈다.

이에 검찰은 메시지에 언급된 ‘애들’을 중국 청부살해업자로 보고 팽 씨가 범행을 주저하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청부살해업자 핑계를 대며 범행을 미루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변호인은 팽 씨가 운영하는 짝퉁수입 일에 관계된 업자들이라며 “짝퉁 물품에 붙일 라벨작업을 하는데 긴장이 된다는 취지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번주까지 정리하겠다(팽 씨)” “콜(김형식 의원)”

▲ ‘살인교사’ 혐의 김형식 팽 씨 카톡공개… 누구 해석 맞나 (사진출처: YTN)
▲ ‘살인교사’ 혐의 김형식 팽 씨 카톡공개… 누구 해석 맞나 (사진출처: YTN)

또 지난 1월 6일 두 사람이 서로 물음표를 주고받으며 ‘내일’, ‘ㅇㅇ’이라는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당시 베트남에 출국해 있던 김 의원이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팽 씨에게묻자 팽 씨가 내일하겠다고 답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후 1월 8일 팽 씨가 ‘이번 주까지 정리하겠다’고 카톡을 보내자 김 의원이 ‘콜’이라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1월 9일 팽 씨가 ‘오늘 출근 안 하셨네요 그분’ ‘1시부터 있는데’라고 보냈다. 검찰은 “팽 씨가 범행하려고 새벽 1시부터 기다렸는데 송 씨를 만나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2월 26일에는 팽 씨가 김 의원에게 문자메시지로 “마지막으로 얼굴 한 번 보자”고 보낸 것이 확인됐고, 며칠 뒤 팽 씨는 송 씨를 살해했다. 

▲ ‘살인교사’ 혐의 김형식 팽 씨 카톡공개… 누구 해석 맞나 (사진출처: YTN)
▲ ‘살인교사’ 혐의 김형식 팽 씨 카톡공개… 누구 해석 맞나 (사진출처: YTN)

◆檢 “두 사람 사전에 범행공모” vs 변호인 “짜맞추기 수사”

검찰은 이 같은 메시지를 통해 김 의원과 팽 씨가 사전에 범행을 공모하고 김 의원이 팽 씨에게 살해를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은 검경이 팽 씨의 진술에만 의존해 짜맞추기 수사를 펼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서울 강서구 S빌딩 용도변경 추진이 무산되자 친구 팽 씨에게 부탁해 송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판결을 선고한다.

한편 검찰이 복원한 휴대전화는 당시 김 의원이 가지고 있던 대포폰이다. 카카오톡 서버에는 최근 일주일까지 대화 내용이 저장되고 있다.

김형식 팽 씨 카톡공개 소식에 네티즌들은 “김형식 팽 씨 카톡공개, 처음부터 들킬 걸 예방하고 카톡 남긴 듯” “김형식 팽 씨 카톡공개, 중국 짝퉁업체도 뭐 잘한 건 아니잖아” “해석하기 나름인 듯”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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