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반발 “부적절 인사, 코바코 사장직 사퇴해야” 촉구
정권 입맛 따라 지상파 방송광고 재원 ‘편향 정책’ 우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낙하산 논란’에 휩싸인 곽성문 코바코(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이 21일 친박(친박근혜) 의원들과 의논한 뒤 코바코 사장직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곽 사장 스스로 친박 보은인사임을 자인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날 오전 방송문화진흥회와 코바코 등에 대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곽 사장은 “코바코에 누가 지원하라고 했느냐”는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의 질문에 “주변에서 제가 조언을 받고 친하게 상의하는, 분류하자면 친박 의원들과 (코바코 사장 지원 문제를) 의논했다”고 답했다.
청와대 비서실과도 연락했느냐는 질문엔 “연락받은 것도 의논한 것도 없다”고 부인했다.
새정치연합은 코바코 사장 임명은 전형적인 보은인사라며 반발했다. 최 의원은 곽 사장이 코바코 사장 당시 제출했던 지원 서류 내용을 들어 “곽 사장은 오랜 개인적인 인연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 됐다”며 “결국 곽 사장이 코바코에 내려온 것은 보은인사가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최 의원에 따르면 곽 사장은 지원서를 통해 자신이 친박 인사임을 소개하고, 코바코 사장이 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제가 방송계에서 이렇게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처음 본 것 같다. 이런 지원서는 사상 초유”라며 “이래야 정권 실세들이 뽑아줄 거라고 기대했느냐”고 비난했다.
같은 당 전병헌 의원은 “부적절한 자리에 부적절한 인사가 임명됐다”며 곽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정파적, 정치적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분이 이같이 공공성, 다양성, 공익성을 수호할 자리에 앉아 있고, 일해보겠다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며 “번지수가 잘못된 일이기 때문에 곽 사장이 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특히 방송 광고 재원의 정치적 편향에 따른 배분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지상파 방송의 생명줄인 방송 광고의 공급을 맡은 분이 친박 정권의 성공을 위해 온몸을 불사르겠다는 태도를 가졌다면 방송 광고의 중립성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게 상식적인 판단”이라며 “국민은 친박 인사가 공공 방송 광고 재원을 가지고 ‘종박 방송’ 만드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곽 사장은 “개인적인 성향 때문에 코바코의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데 차질을 빚거나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