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통일IT포럼 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

 

‘정보통신기술(ICT) 올림픽’으로 불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가 지난 20일 부산에서 개막됐다. ITU전권회의는 4년마다 열리며 최고의 의사결정 회의체로 정보통신(ICT)에 관한 현안 논의와 글로벌 ICT 정책 방향을 최종 결정하는 국제회의이다. 부산 ITU전권회의는 세계 170여국의 장·차관 140여 명을 포함하여 국제기구, 기업 등에서 3000여 명이 참석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ICT 접근과 이용 증대를 촉진하는 성장,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모두에게 브로드밴드를 제공하는 포용, ICT 혜택을 지속하는 지속 가능성, 생태계 진화에 따른 혁신과 파트너십 증진 등 4대 목표를 집중 논의한다.

ITU전권회의의 개최국이자 의장국으로 회의를 주도하는 우리나라는 ‘ICT 융합’과 ‘사물인터넷(IoT) 촉진’을 전권회의 의제로 제안했고, 선출직인 ITU표준화 국장직에 출마자도 내고 있다. ITU전권회의는 사상 처음으로 초고속 유·무선 네트워크를 활용해 종이 없는 회의(paperless)도 진행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를 세계 ICT인의 축제의 장으로 만든다는 계획 아래 전시회와 컨퍼런스, 포럼 등 다양한 특별 행사를 준비했다. 그중에서 ‘월드IT쇼(WIS) 2014’는 ‘통신을 넘어 ICT 융합 서비스 시대로(Approaching 5G-era)’를 주제로 글로벌 전시회를 지향하는 ICT분야 국내 최대 전시회이다. WIS2014는 KT, 삼성전자, LG전자, 화웨이, 시스코, 퀄컴 등 국내외 최고의 ICT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터이기도 하다.

ITU전권회의 개막 하루 전인 19일에는 세계 50개국 ICT 장관과 ITU 사무총장이 참석한 정보통신 장관회의에서 ‘부산선언문’을 채택했다. 부산선언문은 국가와 지역·계층·세대·성별·인종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ICT에 접근해서 혜택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한다는 것이 골자다.

2014년 ITU전권회의와 부대행사는 부산시는 물론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고 우리나라 ICT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경제적 파급 효과도 기대된다. 3000여 대표단과 관람객 등 참가에 따른 직접 생산유발 효과와 관광 증가, 국가 브랜드 제고에 따른 수출 효과 등이 7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되며 우리나라 ICT 정책과 기업의 제품을 홍보하는 효과도 매우 크다.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과 ‘압축성장’으로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이뤘고 ICT를 통해 경제대국으로 진입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러한 우리나라의 저력을 보여주고, 우리나라 ICT가 세계 ICT의 발전에 공헌한 업적을 공인받는 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 정부는 물론 협회·단체와 행사의 성공을 위해 기업들도 성의를 가지고 상호 협력과 노력해야 한다.

또한 각 국가와 단체의 다양한 의견을 조율해서 ITU전권회의의 의장국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제안한 ‘ICT 융합과 사물 인터넷’도 ITU전권회의의 결의문에 채택돼 이 분야의 선도국이 되고 해외진출도 확대해야 한다.

통신사업자뿐만 아니라 대기업은 물론 IT중견·중소기업을 포함하는 모든 기업들도 최대한 노력해서 이번 기회에 우리 기업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고 글로벌 시장진출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전권회의와 WIS2014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가진 ICT의 장점과 우수성을 세계에 잘 홍보해서 우리나라가 ICT 인프라와 H/W 강국을 넘어, 글로벌 ICT 주도권을 잡고 ICT 정책·외교의 강국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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