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남 에듀윌 대표 한양대 특임교수

 

직장인 장우진 씨는 첫 직장에서 만난 박동민 씨와 입사동기로 만나 10년째 끈끈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는데 입사동기였던 동민 씨를 의지하며 직장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고, 함께 축구 동호회에 가입해 취미생활을 하면서 두터운 친분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다른 직장을 다니게 된 이후에도 꾸준히 연락을 하며 지냈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나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직장동료에서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될 수 있었다.

학창시절에는 친구를 사귀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다. 함께 공부하고, 뛰놀면서 서로 마음이 맞으면 자연스럽게 친구가 됐기 때문이다. 친구와 함께라면 공 하나만 있어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루 종일 뛰어 놀 수 있었고, 빵 하나를 나누어 먹어도 혼자 먹는 것보다는 친구와 함께 먹을 수 있어 더 맛있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마음을 터놓을 좋은 친구를 사귄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보통은 이해관계로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아 그 이해관계가 끝나면 서로 간의 관계도 조금씩 멀어지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앞서 본 장우진 씨의 경우 입사동기와 10년째 우정을 이어오고 있지만 보통은 아무리 가깝게 지냈던 직장동료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 다른 직장을 다니게 되면 자연스럽게 연락 횟수가 줄면서 관계가 소원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런지 혹자는 학창시절에 되도록 많은 친구를 사귀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누군가 당신에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몇 명이나 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자신 있게 친구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며, “내가 어려울 때 당장 달려와 줄 수 있는 친구가 이렇게 많다”고 대답할 수 있다면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자산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람을 얻는 것만큼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만큼 모든 이해관계를 떠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를 찾기란 쉽지 않다.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터놓을 친구가 많지 않다고 해서 의기소침해질 필요는 없다. 지금부터라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좋은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이 사람이 과연 나에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인가? 나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지?’라는 생각들을 하다 보면 좋은 친구는 평생을 다 보내도 찾기 어렵다. 나부터 마음을 열고 사람을 사귀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여러 사람과 친분을 쌓으며 친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 친분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좋은 친구란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좋은 친구를 만들고 싶다면 오랜 시간 꾸준히 서로를 믿고 배려하는 노력을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좋은 친구를 만들고 싶다면 자신이 먼저 좋은 친구가 돼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좋은 친구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면 그런 친구가 알아서 와주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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