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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면접 당락 가를 듯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조직 내홍으로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동시에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던 KB금융이 22일 새 수장을 선정한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4명의 후보군을 대상으로 90분씩 심층면접을 진행한다. 면접 이후 회추위원들은 투표를 통해 재적 2/3 이상의 지지를 받은 후보를 최종 후보로 선정한다. 따라서 9명의 회추위원 중 6명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최종 후보가 된다. 투표는 과반수 득표가 나올 때까지 가장 낮은 표를 얻은 후보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선정된 최종 후보는 다음달 21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다. 이 기간 계열사 대표를 대상으로 한 재신임 절차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1차 후보군 7명에 대한 심의와 평가를 진행한 결과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지동현 전 국민카드 부사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등 4명으로 후보가 압축됐다. 하 행장을 제외한 나머지 3명 모두 수년간 KB금융에 몸 담았던 경력이 있는 ‘내부 출신’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이들은 조직화합과 안정을 위한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유일한 외부 인사인 하 행장은 현직 은행장으로서 글로벌 역량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민은행 노조의 거센 반발을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노조는 지난 17일 성명서를 통해 “논란의 외부 인사가 최종 후보자로 거론된다면 종국에는 과거와 같은 문제들이 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고, KB의 위기 극복은 또다시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라며 내부 출신을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기 KB금융 회장 앞에는 난제가 산적하다. 무엇보다 지난 1년간 각종 금융사고로 몸살을 앓았던 만큼 내부 결속을 통한 조직 안정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는 4명의 후보들이 다수 언론을 통해 하나같이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KB 사태의 시발점이 된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작업도 잡음 없이 마무리해야 한다. 비은행권 강화 차원에서 숙원 사업인 LIG손해보험 인수도 남은 과제다. 금융당국은 현재 KB금융의 LIG손보 자회사 편입 승인을 차기 회장 선출 이후로 미룬 상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의 질문에 “새 회장을 포함해 향후 경영안정화 조치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제 공은 회추위로 넘어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인선에 정치권이나 금융당국 등 외부 입김이 쉽게 작용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심층면접에서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두고 KB금융 계열사 대표 및 임원들도 선임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내정자가 결정되면 계열사 대표 등에 대한 재신임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다음달 21일 열리는 임시 주총 전까지 한 달여 기간 동안 재신임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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