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세계고지도협회 제32차 서울 국제학술대회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미국, 호주 등 15개국 100여 명의 고지도 전문가가 서울에 모인다.

하멜이 들려주는 매혹적인 이야기의 실체(네덜란드), 16~19세기 오스트리아 및 독일 지도에 비친 중국 동부와 한국의 모습(오스트리아), 조선 후기 여지도 속 천하도(세계지도)의 모습(미국), 16~18세기 선교사의 동북아시아 지도제작의 상황(호주), 한국 고지도 발달의 역사(대한민국) 등 동서양 고지도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정보를 나눈다.

국립중앙도서관・한국고지도연구학회・한국지도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세계고지도협회 (IMCoS, International Map Collectors’ Society) 제32차 국제학술대회가 오늘부터 24일까지 ‘동아시아 지도에 담긴 평화(Peace on Maps in East Asia)’를 주제로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세계고지도협회 주요 인사를 비롯해 고지도 연구자, 지도제작자, 수집가, 외교관, 지도사업가, 큐레이터, 사서 등 국내외 고지도 관련 전문가들이 참가한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의 페트라 스바텍(Petra SVATEK) 교수는 16~19세기 오스트리아와 독일 고지도에 그려진 우리나라와 중국 동부 지역의 변화에 대해 발표한다. 19세기 전반기까지도 우리나라와 교류가 전혀 없던 서양 국가인 오스트리아와 독일 지역의 고지도에 나타난 우리나라의 모습을 국내에서는 최초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관련 고지도에 대한 서양인의 독특한 견해가 담긴 발표도 만날 수 있다. 미국 맥클레인 컬렉션(MacLean Collection)의 리차드 펙(Richard A. PEGG)은 1700년경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출간된 파올로 페트리니(Paolo Petrini, 1670~1722)의 아시아 지도가 우리나라에서만 제작된 세계지도인 ‘원형천하도(圓型天下圖)’에 영향을 줬다는 논문을 발표한다.

이는 17세기 초에 전래된 서양의 세계지도와 ‘산해경(중국 고대의 지리서)’으로 대표되는 동아시아 세계관이 결합돼 탄생한 것이라는 우리나라 연구자들의 일반적 견해와 상당히 다른 주장이라 열띤 토론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회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박물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숭실대 박물관 등 국내 주요 고지도 소장처를 방문해 한국 고지도 제작의 역사와 특징을 자세히 살펴본다. 또한 한국의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에도 참여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번 세계고지도협회 서울 국제학술대회가 한국 고지도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고지도 전문가들에게 널리 알리고, 지도와 관련된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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