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이동국, 유럽 원정 2연전 ‘공격 선봉’

박주영(AS 모나코)이 없는 대표팀에 이근호(주빌로 이와타)와 이동국(전북 현대)이 나선다.

대한축구협회가 11일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박주영의 치료를 위해 덴마크 및 세르비아와의 유럽 원정 2연전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2인자 그룹’인 이근호와 이동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럽지역 예선을 1위로 통과하며 내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덴마크와 세르비아를 상대로 프랑스 리게 앙(리그 1)에서 득점 결정력과 경쟁력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박주영이 나서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근호와 이동국의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박주영이 제외되면서 투톱 공격진은 이근호, 이동국, 설기현(풀럼)으로 압축됐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이 쏠리는 선수는 단연 이근호와 이동국이다.

이근호는 일본 프로축구 J리그로 이적한 후 지난해까지 보여줬던 폭발적인 모습을 잃어버리긴 했지만 박주영과 함께 호흡을 계속 맞춰왔기 때문에 이번 유럽 원정에서도 꾸준히 기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근호는 지난 2일 발간된 일본 축구 주간지 ‘주간 사커 다이제스트’에서 정규리그 득점 랭킹 1위에 올라 있는 팀 동료 마에다 료이치에 앞서 주빌로 이와타의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동국 역시 국내파 공격자원 가운데 최고의 골 결정력을 자랑한다. 정규리그에서 득점왕에 오름과 동시에 소속팀 전북을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놓으며 챔피언결정전만을 기다리고 있다. 전북의 창단 첫 정규리그 챔피언 등극 역시 이동국의 발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근호와 이동국은 유럽과 ‘악연’이 있다.

이근호는 지난 4월 주빌로 이와타로 이적하기 직전인 올해 초 마치 유럽 배낭여행이라도 하듯 유럽 전역에서 입단 테스트를 진행했고 이 가운데 덴마크가 포함돼 있었다. 이근호는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았던 오덴세 BK에서 뛰고 있는 수비수 안더스 묄로 크리스텐센과 공격수 요한 압살론센과 정면 대결을 펼친다.

또 이동국은 미들스브러에서 뛰며 ‘최악의 영입 선수’라는 비아냥을 듣고 돌아와야만 했다. 영국 런던에서 치러지는 세르비아에는 네마냐 비디치, 조란 토시치(이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첼시), 네다드 밀리야스(울버햄튼 원더러스) 등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수비 및 미드필드 자원이 포진되어 있어 영국 심장부에서 자신의 진가를 다시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자신들의 진가 확인 못지 않게 허정무 감독 역시 이들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 박주영이 없어 공격이 다소 약해졌지만 이근호와 이동국이 경쟁력을 갖게 된다면 대표팀의 공격력은 더욱 강해지고 취약한 골 결정력 역시 끌어올릴 수 있다.

다음달 남아공 월드컵 조 추첨을 앞두고 치르는 유럽 원정 2연전에서 이동국과 이근호 ‘이(李) 듀오’가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경우 공격 전술 역시 다양해질 수 있다. 박주영이 없는 대표팀이 과연 유럽 원정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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