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무공 이순신 관련 유물들의 관리 허술이 지적됐다. 장군의 장검에 합성수지 도료가 칠해진 부분(위). 이순신이 전란 중 작성한 ‘난중일기’. 전체 8권 중 1권인 ‘을미일기’가 분실됐다. (사진제공: 문화재청)

분실된 ‘을미일기’ ‘감결’, “찾으려고 노력 안해” 질타
장군 영정 있는 현충사에 일본식 연못 수정 늦어져
페인트 칠해진 장검 복원 “무작정 벗겨선 안 될 것”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충무공 이순신은 온 국민의 영웅이다. 이순신은 조선의 삼도수군통제사 시절, 12척의 배로 330척의 왜군과 맞서 싸운 명장이다. 최근 흥행을 거둔 영화 ‘명량’을 통해서도 이순신의 업적은 빛을 발하고 있다. 국민이 존경하는 위인으로 손꼽히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러한 영웅 이순신의 유적 및 유물에 대한 우리 사회의 허술한 관리 등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충무공 이순신과 관련된 질의가 유독 많이 쏟아졌다. 온 국민의 영웅인 이순신의 유물 관리 소홀 비판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이순신 ‘을미일기’는 어디에

이순신이 전란 중에 틈틈이 쓴 일기인 ‘난중일기’는 1962년에 국보 제76호로 지정됐다. 2013년 6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세계유산이기도 하다. 그런데 난중일기 8권 중 1권인 ‘을미일기’가 분실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이 발표한 자료를 통해 알려졌다.

안 의원은 을미일기가 분실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가 불분명한 것과 열정을 다해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은 문화재청을 질타했다.

전투지시도 ‘감결’ 행방은

이순신과 직접 관련된 고문서들은 모두 보물 제1564호로 일괄 지정돼 있다. 이순신의 전투 작전에 관한 지시도인 ‘감결’은 장군의 위대함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낸 역사적 사료이자 난중일기만큼 중요한 문화재다.

같은 날, 안 의원은 문화재청이 감결을 되찾아오기 위해서도 노력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무공 영정 모신 ‘현충사’인데…

이순신의 영정을 모신 현충사에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식으로 조성된 연못이 여전히 자리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충사의 ‘본전’은 일본 신사의 중심 건물을 지칭하는 말인 것으로 확인됐다. 장군의 영정을 직접 모신 곳의 이름이 일본 건축물을 지칭하는 말로 불리고 있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8월 말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의 현충사 연못과 관련한 질타에 급히 전통식 연못 조성 계획을 내놓았다. 유 의원은 지난 10일 열린 국감에서도 현충사 일본식 연못을 수정하려 하지 않은 문화재청의 불성실한 태도를 질책했다.

‘장검’에 묻은 페인트 제거 논란

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는 지난 2일 보물 제326호 충무공의 장검에 칠해진 합성수지 도료(페인트)를 제거하고, 전통 안료로 복원하는 계획을 문화재위원회(동산문화재분과) 심의를 통해 확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부터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장검 혈조의 합성수지 도료 제거와 보존처리를 의뢰해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 12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은 이충무공 장검 혈조 부위 페인트는 무작정 벗겨 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도 의원은 “이충무공 유물 장검 복원 문제는 당장의 비난을 피하고자 무작정 페인트칠이라며 벗겨 낼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이 페인트가 현존하는 원형에 대한 고증이 될 수 있으므로 함부로 벗겨 내는 것은 또 다른 문화재 훼손이 될 수 있다”면서 “전통 안료가 남아 있지 않을 경우와 고증을 통한 전통 안료를 못 찾을 경우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무작정 벗겨 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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