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남 에듀윌 대표 한양대 특임교수

 

옛 속담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이 있다. 모든 일은 원인에 따라 결과가 생긴다는 말로, 이 말이 주는 의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콩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콩을 심는 노력을 해야 하고, 팥을 얻기 위해서는 팥을 심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 인생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이치는 그대로 적용된다.

하지만 콩을 뿌렸는데 콩이 아닌 팥이 나왔다거나 또는 뿌린 만큼 거두지 못했다고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일이 적지 않다. 이럴 경우 불평불만부터 늘어놓기보다는 정말 콩을 뿌린 것이 맞는지 그리고 얼마만큼 많이 뿌렸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일례로 커피전문점을 오픈한 나건성(가명) 씨의 사례를 살펴보자.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서 건성 씨는 커피전문점만 오픈하면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건성 씨의 예상과는 달리 오픈 후 2개월이 지났는데도 손님은 좀처럼 늘지 않았고, 결국 1년 후 커피전문점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커피전문점이 1년 만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살펴보니 커피전문점은 상대적으로 창업이 쉽고, 찾는 손님들도 많다는 생각에 철저한 시장조사나 매장 운영에 대한 이해 없이 무작정 창업부터 했기 때문이었다. 콩을 뿌리기는 했지만 제대로 뿌리지 못했기에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연봉을 올려주면 일을 더 의욕적으로 열심히 할 수 있을 텐데’ ‘팀장으로 승진시켜 주면 지금보다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텐데’ 하며, 노력을 하는 데 따른 보상이 먼저 오길 바라는 경우도 있다. 펌프에서 물을 얻으려면 처음에는 어느 정도 물을 부어주면서 열심히 펌프질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어떤 것이든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투자를 해야 한다.
농부가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하기 위해서는 봄부터 열심히 씨를 뿌리고, 자라는 데 문제가 없도록 계속해서 부지런히 관리를 해야 하고, 운동선수가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야 하는 것과 같다. 이처럼 자신이 무엇인가를 얻고자 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보상을 생각하기 전에 이와 같은 이치를 깨닫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만일 처음 펌프질을 할 때 그에 필요한 물을 투자하지 않거나 마지못해 건성건성 펌프질을 한다면 평생토록 펌프질만 하다가 물을 얻지 못하고 끝이 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뿌린 만큼 결실을 얻길 원한다면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올 때까지 쉬지 말고 열심히 펌프질을 하자. 그래서 일단 물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힘들이지 않고 일정한 압력을 가하기만 하면 된다. 뿌린 만큼 거두기 위한 노력에도 복리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처음 기관차를 출발하게 하려면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일단 그 기관차가 움직이기 시작해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출발할 때보다 훨씬 적은 연료가 들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뿌린 만큼 제대로 거두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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