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갖 의혹을 잠재우며 40일 만에 등장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팡이를 사용하는 모습의 사진이 14일 공개됐다. 노동신문은 이날 1∼3면에 김 제1위원장의 위성과학자주택지구 현지시찰 사진을 공개했는데, 신문 1면에는 그가 지팡이를 짚고 앉아있거나 걷는 모습의 사진이 여러 장 실렸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온갖 유언비어 불식… 국제사회에 건재 과시
朴 대통령 유연한 태도에 대화 나설 가능성↑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향후 남북관계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이 40여 일 만에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평양에 완공된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지도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현지지도 내내 지팡이를 짚고 있는 모습이었으나, 거동에는 큰 불편이 없는 것으로 보였다. 이로써 김 위원장이 지팡이를 짚고 공개활동에 나선 데 대해 난무하는 유언비어를 불식시키고 국제사회에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많다.

여기에 지팡이를 굳이 숨기지 않음으로써 절던 다리가 비록 온전치는 않지만, 통치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북한 측 실세 대표단이 지난 4일 인천을 방문하며 조성됐던 대화의 분위기가 지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당초 남북은 이르면 이달 말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열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대북전단을 겨냥한 북한의 사격 등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의 수위가 높아졌다. 이로 인해 고위급 접촉이 성사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달렸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도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13일 통일준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고위급 접촉을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지금 핫이슈인 5.24 문제 등도 남북 당국이 만나 책임 있는 자세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5.24 대북제재 조치를 풀거나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을 박 대통령이 처음으로 시사한 셈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도 박 대통령의 전향적인 대북정책 발언에 긍정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 정부가 유연한 대북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이 고위급 접촉 재개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우리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입장 등에 따라 북한 측의 반응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북한이 대북전단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 등 과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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