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구 중 ‘기독교’ 1위… 교파만 4만 4000개, 분열 극심
한국교회서 70% 넘는 장로교, 세계 종교·개신교 중에선 ‘미미’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지난 9월 18일 종교대통합 만국회의의 하이라이트였던 종교대통합 평화협약식이 서울 63빌딩에서 진행됐다. (사)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대표 이만희)이 주최했던 이날 행사 현장에는 전 세계 170개국에서 온 정치‧종교‧여성‧청년지도자 2000여 명이 함께했다. 이만희 대표는 이날 기조발제를 통해 “창조주가 한 분이기에, 종교도 하나 돼야 한다. 세계평화를 위해 하나 되자”고 강조하고 참석자들에게 “평화의 새 시대에 기초석이 돼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사히브 지아니 굴바찬 성 지 시크교 대표 등 평화협약서에 서명한 종교지도자들은 “모든 경서는 종교가 하나 될 것을 알려주고 있다. 종교의 분열을 말하는 종교지도자는 종교를 떠난 정치지도자”라면서 이 대표의 발언을 적극 지지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슬람 종교지도자 에드먼드 브라이마를 포함한 많은 지도자가 “모든 일은 시작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면서 종교대통합을 위한 행보가 시작됐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했다.
이렇듯 만국회의에 참석한 이들이 ‘종단을 넘어 평화를 위해 하나 되자’는 취지에 동의했지만, 실질적으로 종교가 하나 되는 길은 험해 보인다. 종단 외부는 물론 종단 내부의 갈등과 분열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2013년 세계선교통계’를 통해 각 종교가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보고, 특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독교와 그중 분열 정도가 가장 심한 개신교 현황을 중점 정리했다. 아울러 한국교회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장로교 현황도 분석했다.
◆전 세계 71억 중 종교인구 63억, 88%
미국 해외선교연구센터(OMSC)가 발행하는 국제선교통계보고서(IBMR)에서 지난해 초 발표한 ‘2013년 세계선교통계’에 따르면 지구촌 약 71억 인구(2013년) 중 전체 종교인은 약 63억 명으로 약 88%를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세계평화를 위해 왜 종교가 하나 돼야 하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2012년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2010년 세계인구 69억 명을 기준으로 조사한 자료에서 는 약 84%에 해당하는 58억 명이 종교 인구였다.
‘2013년 세계선교통계’에 따르면 가장 많이 믿는 종교는 기독교로 천주교, 개신교와 미등록교인을 포함해 약 23억 5500만 명(33.3%)이었다. 그 뒤를 이어 이슬람교가 16억 3500만 명(23.1%)이었으며, 힌두교 9억 8200만 명(13.9%), 불교 5억 1000만 명(7.2%), 중국민속종교 4억 3300만 명(6.1%), 민족종교 2억 4300만 명(3.4%), 신흥종교 6350만 명(0.9%), 기타 시크교 2400만 명(0.3%), 유대교 1470 만 명(0.2%)으로 집계됐다. 무신론, 무종교를 합한 인구는 8억 2000만 명(11.5%)이었다.
◆기독교 분열 극심, 교파 4만 4000개
가장 종교 인구가 많은 기독교는 교파가 4만 4000개에 달해 큰 교세만큼이나 극심한 분열양상을 보였다. 교회 등 예배처소는 462만 9000곳으로 조사됐다. 기독교 인구 가운데 등록 교인은 22억 4000만 명, 이 중 출석 교인은 15억 5000만 명으로 전체 기독교인 대비 약 66%에 불과했다.
기독교 인구 중에는 천주교가 12억여 명으로 가장 많았다. 천주교를 제외한 기독교 인구는 영국성공회를 포함한 개신교가 5억 3000만 명, 독립교회가 3억 5000만 명, 정교회가 2억 7000만 명 등으로 뒤를 이었다. 개신교내에서는 영국성공회가 9100만 명의 신자(자체집계는 1억 명 이상)를 보유해 교세가 가장 컸다. 그 외 침례교 9000만 명, 감리교 7600만 명, 장로교 1800만 명으로 집계됐다.
◆장로교, 세계인구 중 0.25%… 한국서만 주류교단으로
이번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교회 주류교단으로 자리한 장로교인의 비율은 약 1800만 명으로 세계인구 대비 0.25%, 세계 종교인구 대비 0.26%, 전체 기독교인구 대비 0.8%였으며, 전 세계 개신교 인구에 비해서도 3.4%에 불과했다. 장로교는 주로 미국(약 350만 명)과 한국(약 600만 명)에서 교세를 형성하고 있고, 이마저도 급격히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문화와종교연구소에 의뢰해 발표한 ‘한국의 종교현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에는 자생 종교와 외래 종교 등을 합해 560개 이상의 교단․교파가 있다. 이 가운데 문광부에 등록‧미등록한 개신교단은 모두 232 곳으로 이 중 77.5%인 180곳이 장로교다. 등록교단 118곳 중 82곳인 69.4%가 장로교이며, 미등록교단은 98곳이 장로교로 85.9%의 점유율을 보였다.
2005년 통계청이 발표한 개신교인이 약 860만 명인 점을 감안해 국내 전체 개신교인 대비 장로교인은 약 70%인 6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 장로 교인의 3분의 1이 한국에 모인 셈이다.
국외에서는 존재감마저 미미한 장로교가 한국교회에서 주류교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원인은 국내 개신교가 북미 장로교 선교사들에 의해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로교가 한국교회의 주류를 이루면서 장로교가 가진 배타적 특성도 만연돼 한국교회는 유독 ‘이단논쟁’이 극심했다. 이런 이단 논쟁이 한국교회 분열의 주원인이 됨은 물론 개신교 전반에 부정적 이미지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 여러 조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