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레이서’ 이후 두 번째 해외 진출작 영화 ‘닌자 어쌔신’

 

▲  영화 ‘닌자 어쌔신’ 아시아 기자간담회에서 정지훈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지난 9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영화배우 정지훈(27, 가수 비)의 헐리우드 첫 진출작 영화 ‘닌자 어쌔신(ninja assassin)’ 기자회견이 열렸다.

영화 ‘닌자 어쌔신’은 세계 최고 암살조직에서 키워진 ‘오즈누’에서 조직에 의해 친구가 무참히 처형되는 것을 목격한 라이조(정지훈)가 조직을 뛰쳐나와 복수를 준비하는 가운데 닌자 암살자들을 피해 다니면서 벌어지는 액션 영화다.

정지훈은 이번 작품을 위해 6개월 동안 6시간씩 무술과 몸만들기 훈련을 하며 액션을 소화했다. 이를 악물고 죽기 살기로 열심히 했다는 그는 “스턴트 과정도 크게 다칠 것 같지 않으면 90% 이상은 내가 다 소화했다. 와이어 액션도 그 외의 무술도 내가 다 소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이 다치기도 했다. 스턴트 자체를 내가 다 소화해야 해서 부러지지는 않았지만 많이 찢어졌다. 8개월 동안 열심히 해서 보람 있었고 영광의 상처”라며 미소지었다.

 

▲ 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지훈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아무리 보람되고 영광의 상처라고 할지라도 사람이기 때문에 힘든 순간은 늘 있기 마련이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한계를 느낀 순간과 그 순간을 이길 수 있었던 방법을 물었다.  정지훈은 자신이 느꼈던 감정들과 생각들을 3가지로 나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그는 “정말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다시 아시아로 돌아가서 콘서트도 하고 영화도 찍으면서 살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8개월 동안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4년 전 아주 좋은 스태프와 세계 시장에 내놓을 작품을 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떠올렸다고 했다.

또 “두 번째는 자존심 때문이었다. 내가 아령 100kg을 들면 주위 스태프가 ‘너는 근성이 없어’ ‘맷 데이먼, 브래드 피트도 가르쳤지만 네가 제일 못해’ ‘신인들보다 더 못하는 것 같다’며 약올렸다. 너무 독기가 올랐다. 자존심 때문에 더 열심히 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나에 대해 의도적으로 진실이 아닌 왜곡된 사실을 적어놓은 기사들과 네티즌들의 글을 아침마다 읽었다. 그런 글을 보면서 ‘이제 보여드리겠다, 실패할지라도 보여줘야 한다, 현실적으로 어떤 과정을 밟고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어느 누가 무엇을 하든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되면 제일 먼저 가족을 생각하게 된다. 정지훈도 마찬가지로 힘든 순간에 자신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이겨냈다. 매일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레슨 받고 새벽 2시에 잠들었던 날들의 연속이 그의 생활이었다.

“어머니도 새벽 5시에 일어나 하루 종일 일하시고 밤 12시에 돌아와 새벽 2시에 주무시는 생활을 10년이 넘게 하셨던 분이셨어요.” 그는 어머니를 떠올리며 ‘내가 배가 많이 불렀구나.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힘든 일 가운데는 육체적인 면도 있겠지만 정신적인 부분도 많이 차지한다. 첫 해외 진출작이었던 ‘스피드 레이서’의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마음고생을 했을 터였다. 정지훈은 “영화 ‘스피드 레이서’는 기대만큼 많은 흥행을 이어가지 못했다”면서 “‘스피드 레이서’의 첫 주 박스오피스가 2위였다. 블록버스터이기에 우리가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다”며 아쉬워했다.

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도 하고 엄청난 반향을 일으킬 줄 알았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는 “그때는 욕심이 없었다. 뭐든지 기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너무 빨리 올라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헐리우드 영화에 주조연으로 출연해서 이름을 알렸다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큰 수확이다. 워쇼스키 형제와 함께했기에 ‘닌자 어쌔신’도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피드 레이서’로 헐리우드에 있는 주요 프로듀서와 감독들이 그를 알게 된  덕분에 “다음에 또 좋은 작품을 선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번 영화의 흥행에 대해서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잘 됐으면 좋겠다. 많이 고생했고 너무 열심히 찍었다”며 “이 영화가 성공해야 모든 아시아 배우들, 더 나아가서 한국배우들에게 기회가 많이 생길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첫술에 배 부르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이것도 하나의 과정이다. 흥행에 상관없이 얻은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에는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와 조금 격하게 연출된 살인 장면에 놀라는 팬들도 적지 않을 거라는 예상에는 “처음부터 나에게 워쇼스키가 주문한 한 가지는 ‘스타 비는 잊어라. 인간 정지훈은 잊어라. 이제 당신은 격투기 선수다’였다. 그래서 8개월 동안 그렇게 살았다. 영화가 끝나면 격투기 대회에 나가야 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 9일 열린 ‘닌자 어쌔신’ 아시아 기자간담회에서 환한 미소를 보이는 정지훈. ⓒ천지일보(뉴스천지)

그는 “남성 팬이 많이 생길 것 같다”며 “영화를 봤을 때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아니어서 좋았다. 단 한 장면도 정지훈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어서 굉장히 만족했다”고 현재 들뜬마음을 내비췄다. 영화 ‘닌자 어쌔신’ 마지막 장면은 암살조직에게 복수한 ‘라이조’가 암살조직의 담벼락 위에 올라서 세상을 바라본다. 후속 작이 예상되는 장면이다.

그는 “2편과 3편은 1편의 흥행 여부에 달렸다. 계약서 내에 금지 조항이 많아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여러분이 좋아해준다면 후속작이 나올 것 같다. 아주 잘 될 것 같은 좋은 느낌”이라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정지훈은 “인생에는 3번의 기회가 찾아오는데 첫 번째는 진영이형을 만났던 순간, 두 번째는 워쇼스키 형제를 만났던 순간, 마지막은 워쇼스키가 닌자 영화를 제안했던 순간”이었다며 “내 인생의 세 번의 기회는 다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흥행이 되든 안 되든 이런 상황이 보람된다. 단 하루라도 박스오피스 1등이 되는 날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수 비는 이미 영화배우 정지훈으로 자라나고 있었다. 실패가 눈앞에 있다 하더라도 그의 열정 앞에는 아마 당해내지 못할 것이다. 2002년 가수로 처음 데뷔한 비가 영화배우 정지훈이 된 지금 그의 행보에 주목해 본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