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 브레인트러스트 구성

픽사 유니버시티(Pixar University)사는 1995년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를 선보여 전 세계 어린이들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후 ‘벅스라이프’ ‘니모를 찾아서’ ‘라따뚜이’ 등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만드는 영화마다 2억 달러 이상 수익을 올린다.

레고는 디지털 게임기와 인터넷의 등장으로 파산할 뻔했으나 사업을 제품라인 확장과 구조조정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디자인회사 아이디오(IDEO)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제품을 디자인하며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창조경영의 오해와 진실’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들 기업의 창조경영이 한 명의 천재와 갑작스런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우선 기업들은 창조경영에 있어서 단 한 명의 천재가 조직을 이끌어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창조적인 기업은 협업을 중요시하고 구성원 간 협력과 의사소통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와 규칙을 활용한다.

픽사의 경우, 누구나 조직 내의 핵심 브레인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브레인트러스트(Brain Trust)’ 조직을 운영한다. 이 조직은 픽사에서 존 라세터와 8명의 베테랑 감독들로 구성됐으며, 작품을 진행하는 감독 및 제작자가 도움이 필요할 때 작품의 개선방안을 토론한다. 트러스트의 조언은 강제적이지 않고 실제 작품을 진행하는 감독이 최종 결정한다.

아이데오 역시 브레인스토밍과 같은 협업을 통한 창조를 강조한다. 기업 내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과 소비자 커뮤니티 등 외부조직과의 협력도 진행된다.

기업들이 창조경영에 대한 두 번째 오해로는 ‘직원의 자율’에 맡기면 창조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에 삼성경제연구소 강한석 수석연구원은 “자유롭게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도 중요하나 ‘자율’은 창조의 충분조건은 아니다”라며 “상사의 적절한 리더십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특히, 실패에 대한 최고경영자(CEO)의 긍정적 태도와 이를 반영한 기업문화는 창조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직원들의 위험감수를 촉진한다. 에드 캣멀(Ed Catmull) 픽사 최고경영자는 “경영진의 역할은 위험을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가 발생해도 곧바로 회복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는 창조가 ‘섬광처럼’ 이뤄진다는 오해다. 보고서에 따르면 창조나 혁신은 어느 한 순간 섬광처럼 나타나기보다는 아이디어 교환 및 피드백 과정에서 ‘서서히 부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창조적 결과물이 부상하는 과정에 대한 관리가 필수적이며, 특히 마감시간 관리와 효율성 추구가 중요하다.

네 번째 오해는 성공의 핵심이 ‘아이디어’라는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세 회사는 아이디어 자체보다 아이디어를 내고 구체화 하는 ‘인재’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창조경영을 위한 근본 토대가 바로 인재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강 수석연구원은 “창조경영에 대한 경외심이나 오해 때문에 창조역량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사전에 포기하는 실수를 기업들이 범해선 안 된다”며 “창조경영이 특정 산업분야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고 구현될 수 있는 것”이라며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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