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세계화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 창출, 유학의 보편화, 더 나은 삶을 위한 이민 등으로 인해 세계는 복잡다단한 양상으로 급변하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세계무대에서의 성공은 지식, 글로벌 사고력, 넓은 인맥 등이 바탕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회·국가적 차원이든, 개인적 차원이든 국외 유학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제 유학은 더 이상 특정계층이나 특정인만의 선택이 아니다.

유네스코 통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인들의 국외 유학 인원은 12만 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전 세계 193개 유엔가입국 중 3위에 해당되며, 약 410만 명에 달하는 전체 외국유학생 중 3%를 차지한다.

유학은 국내는 물론 치열한 국제무대에서 진정한 프로,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하나의 발판이다. 과거 유학생 진출은 후진국 또는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진출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러서는 선진국 상호 간,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진출하는 사례도 점점 증가 추세에 있다.

다시 말하면, 특정국가나 지역의 경제·문화 등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그러한 나라나 지역의 연구형 유학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미국, 영국 등 선진국 학생들도 개발도상국으로 진출하는 연구형 유학 열풍이 불고 있다. 이처럼 국외 유학의 목적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역사적으로 국외 유학의 기원을 살펴보면, 삼국시대부터 이루어졌다. 그때는 중국, 인도 등 한정된 지역에 유학을 갔다. 유학에 대한 공식기록은 ‘삼국사기’에 수록돼 있으며 고구려 영류왕 5년(622)에 도당(渡唐) 유학생이 유학의 효시임을 명시하고 있다. 우리 민족은 오래 전부터 국가 간 원활한 교류 및 국가 발전을 위해 인재육성에 힘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근자에 들어와서 유학이 보편화된 것은 해외 유학 자유화가 실시된 2000년대 초부터라고 볼 수 있다. 이 당시 유행한 기러기아빠의 증가는 여러 측면에서 사회적 역기능을 초래하기도 했다.

유학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글로벌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 이는 사고를 성숙하게 하며 거시적인 안목을 부여해 주기 때문이다. 아직도 일부 유학생 중에는 유학 대상국의 문화보다는 어학에만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어학능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유학 대상 국가의 어학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성향을 파악하고 문화를 폭넓게 이해해야 한다. 가령, 이슬람국가로 유학을 갈 경우, 돼지고기 먹는 것이 금기시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문화상대주의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 문화언어 및 언어문화의 차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여 문화충격을 받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 이럴 때는 외국인 유학생 전용 Help Desk 등을 이용해서 도움을 받아야 한다. 또 학교 및 학과 차원에서 추천하는 멘토가 있다면 어려움을 많이 경감시킬 수 있다.

필자가 국외 대학에서 한국어 전공을 하는 현지 학생에게 “장래 꿈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은 적이 있다. 이때 그 학생은 “저는 꿈을 꾸지 않습니다”라고 대답을 한 적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상황에 따른 다의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결과이다.

유학은 학문적 전문성을 제고하는 데만 그쳐서는 안 된다. 세계와 더불어 살아가고, 세계를 무대로 입지를 다지기 위한 공감 확보의 기회이다. 그래서 문화적 측면에서 상호 이해와 존중에 공을 들여야 할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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