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웨스트19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슬로우 비디오’ 인터뷰에 앞서 배우 차태현이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벌써 아이 셋. 내년이면 불혹인 배우. 그래도 여전히 옆집 오빠처럼 친근하면서도 설레는 미소가 좋은 배우 차태현. 그이기에 아직도 첫사랑을 향한 풋풋한 멜로 연기가 어울리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차태현은 예전과 조금 달랐다. 익살스러운 말투도, 행동이 큰 제스처도 없이 최대한 절제된 연기로 코믹과 휴먼을 동시에 전달해낸 차태현. 그가 말하는 영화 ‘슬로우 비디오’는 과연 어떤 영화일까. 가을감성 가득한 차태현과 ‘슬로우 비디오’를 마주해 보자.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난 차태현. 영화 개봉 전 만난 그는 매우 분주해 보였다. 이미 여러 차례 언론매체 인터뷰를 끝내고 쉴 틈 없이 바로 본지 기자와 인터뷰를 이어가는 차태현의 열의는 굉장히 불타올랐다.

“이번엔 정말 모르겠다” 슬며시 웃어 보이는 그는 흥행예측이 전혀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안해하지도, 초조해 보이지도 않았다. 이미 차태현은 영화 ‘슬로우 비디오’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헬로우 고스트’ 때는 어느 정도 예상을 했는데 이번 영화는 도저히 모르겠다. 다들 영화 괜찮다고 하는 데 지인들이니깐 좋게 말해주는 것 같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시나리오를 매우 재미있게 봤다는 거다. 눈물 나올 정도로 재밌게 ‘빵~’ 터지는 부분 매우 좋았다. 나는 탁 감독 영화가 너무 좋다.”

영화 ‘슬로우 비디오’는 ‘헬로우 고스트’를 연출한 김영탁 감독의 신작이다. 전작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차태현과 김영탁 감독이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인 것.

결혼 후엔 멜로물로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고 스스로 판단했던 차태현은 ‘과속 스캔들’ ‘복면달호’ ‘헬로우 고스트’ ‘챔프’ 등의 휴먼 코미디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하지만 차태현은 이번 영화에서 첫사랑에 대한 풋풋한 마음을 코믹하게 펼치는 여장부 역을 맡았다. 그동안 멜로물을 고사했던 그가 이번 영화를 수락한 이유는 간단하다.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기 때문이다.

차태현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전적으로 김영탁 감독의 힘이다. 차태현은 연출과 각본을 맡은 김영탁 감독의 작품 세계를 신뢰하고 있었다.

“평소에 극장에서 자주 영화를 보는 편이다. 요즘 영화들 대부분 강렬한 스토리와 영상미학을 추구하는데 우리 영화는 너무 잔잔하다. 그런데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좋다. 그리고 오히려 이런 부분을 관객들에게는 새롭게 다가갈 것 같다.”

가을감성이 가득한 영화 ‘슬로우 비디오’. 동체시력이라는 독특한 소재는 모든 사물을 느리게 볼 수 있는 특수시력을 소재로 우리네 일상에 묻힌 감성들을 두드린다.

▲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웨스트19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슬로우 비디오’ 인터뷰에 앞서 배우 차태현이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무엇보다 그동안 차태현이 펼쳐왔던 익살스러운 코미디보다는 절제된 표현과 표정, 행동 등은 새로운 차태현을 보게 한다.

까불까불한 말투, 통쾌하게 웃는 표정, 다양한 체스처 등은 찾아볼 수 없지만 동체시력으로 모든 사물을 느리게 볼 수 있는 차태현의 느린 코미디. 여기서 ‘느림’은 ‘답답함’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두자.

우리가 놓쳤던 그리고 우리가 그냥 지나쳤던 차태현의 열정 그리고 진지함이 묻어나는 느림의 코미디. 이번 영화 ‘슬로우 비디오’에서 만날 수 있다.

차태현은 이번 영화가 자신의 연기 폭을 더욱 넓혀줄 작품으로 내다봤다. 항상 코미디 작품에서 빛을 발했던 그가 새롭게 선보이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슬로우 비디오’. 영화는 지난 2일 극장에 개봉했다. 러닝타임 1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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