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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의 난’ 삼환기업, 여동생이 최용권 회장 고소
금호·효성家 ‘형제의 난’ 진행… 소송전 점입가경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국내 기업의 형제 간 상속재산과 경영권을 놓고 빚는 분쟁이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 등 규모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중견 건설업체인 삼환기업이 ‘남매의 난’ 논란을 빚으며 곤혹을 치르고 있다.

그간 대기업에서 ‘형제의 난’은 공공연하게 거론돼 왔지만 ‘남매의 난’은 이례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검찰 및 업계에 따르면 삼환기업 최용권 명예회장의 여동생인 최모 씨가 최근 최 명예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로 고발했다.

최 씨는 고발장에서 최 명예회장이 해외 건설사업 수주 과정 등에서 조성한 자금 가운데 4500억 원가량을 해외로 빼돌렸으며 미국 하와이 등지에 부동산도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남매는 아버지인 최종환 전 회장이 2012년 9월 사망한 뒤 재산을 나누는 과정에서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삼환기업 측은 여동생 최 씨가 유산 상속을 더 받기 위해 악의를 품고 고발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최 회장은 건설 현장별로 비자금을 끌어모아 수백억 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받았지만, 배임 혐의로만 기소돼 올해 초 집행유예 형을 받았다.

범삼성가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남긴 재산을 둘러싸고 소송전을 벌였다. 지난 2012년 2월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제소로 시작된 소송은 동생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완승으로 일단락됐다.

범현대가도 2000년 정몽구 회장과 정몽헌 회장 등 2세들 간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일명 ‘왕자의 난’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당시 정몽헌 회장은 현대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과 현대상선, 현대전자 등 26개 계열사, 정몽구 회장은 자동차 관련 10개 계열사, 정몽준 전 의원은 현대중공업그룹을 각각 분리해 나갔다.

금호가와 효성가 역시 ‘형제의 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확 회장은 지난 2006년 대우건설 인수에 대한 의견차로 갈등을 일으키기 시작해 2009년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을 겪은 직후 관계가 크게 악화됐다.

이미 두 형제 간에는 여러 건의 고소ㆍ고발이 얽혀 있는 상황이다. 박찬구 회장은 형인 박삼구 회장을 지난 8월 수천억 원대의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효성가는 조석래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지난 7월 형 조현준 사장과 동생 조현상 부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그룹 계열사의 배임횡령 혐의를 수사해 달라며 검찰에 고발했다. 사실상 형과 동생을 검찰에 고발한 셈이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보유 중이던 효성 지분을 외부에 매각해, 이미 1차 형제의 난을 일으킨 바 있다.

앞서 재벌닷컴은 지난 7월 “2014 공정거래위원회 자산 기준 40대 재벌그룹 중 형제간 경영권이나 상속재산과 관련해 분쟁을 겪은 곳이 17곳(42.5%)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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