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요금제에선 알뜰폰이 유리
이통사, 요금제 따라 보조금 차등 지급
알뜰폰, 요금제 상관없이 동일한 지원금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저가요금제 선택 시 이통3사보다 알뜰폰에서 지급하는 보조금 규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번호이동 시장에서 알뜰폰을 선택하는 비중이 소폭 증가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전체 번호이동 시장에서 알뜰폰이 차지하는 비율은 기존 약 10%에서 1~2% 정도 향상됐다. 단통법 시행으로 인해 이통3사의 경우 요금제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데, 알뜰폰은 요금제 상관없이 똑같은 보조금이 지원된다. 이에 통신비를 아끼려는 소비자들은 알뜰폰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

예를 들어 이통3사를 통해 갤럭시S5를 살 경우 85요금제 이상의 고가요금제를 선택해야 15만 원 정도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으며, 55요금제 이하의 저가요금제를 선택했다면 10만 원 정도로 보조금이 줄어든다.

반면 알뜰폰은 고가요금제든 저가요금제든 관계없이 12만 원 정도로 동일하다. 이용자 입장에선 알뜰폰의 저가요금제를 선택하고 10만 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는 것이 유리하게 된다.

알뜰폰 관계자는 “통신시장 전체가 냉각기인 상태에서 알뜰폰이 차지하는 번호이동 비율이 소폭 늘어난 것은 맞지만, 가입자가 더 늘어난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알뜰폰으로까지 확대되는 기회가 되고 있어 단통법 시행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신 스마트폰을 원할 경우 이통3사를 통한 구매가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은 성능을 낮춘 보급형 위주로 스마트폰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통신시장 냉각기

단말기유통법 시행 1주일째 전체 통신시장은 급격히 얼어붙었다.

8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1~8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3만 4719건으로 하루평균 4960건에 그쳤다. 단통법 시행 직전인 9월 말 하루평균 번호이동 1만 6000여 건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이통사들이 지급하는 보조금이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G3의 경우 단통법 시행 전인 9월 말 당시 보조금 상한선 27만 원에 조금 못 미치는 25만 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보조금은 20만 원 이하로 줄어들었다.

그나마 시행 2주차에 접어들면서 이통사들은 지원금 규모를 3~7만 원 정도 소폭 상향 조정했다. 이통3사는 기기변경이나 번호이동에 대해 차별 없이 보조금을 지원해야 한다. 이전에는 기기변경 시 보조금을 거의 싣지 않았지만, 이젠 기기변경이나 번호이동이나 동일하게 보조금을 줘야하기 때문에 이통사들이 섣불리 보조금을 늘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급제폰이나 중고폰에 12%의 요금할인이 적용되는 것도 보조금을 적게 지급하는 이유 중 하나다.

업계에선 어느 정도 시장상황이 분석되면 보조금이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시기를 아이폰6가 국내에 출시되는 11월께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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