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뚝심’ 경영 또 通했다

SK루브리컨츠 ‘세계 3위’ 윤활기유 제조업체 도약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 최대 결실 중 하나로 꼽혀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결단력이 또 하나의 결실로 이어졌다.

SK루브리컨츠가 ‘세계 3위’ 윤활기유 제조업체로 도약한 것. SK루브리컨츠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 렙솔과 손잡고 건설한 스페인 카르타헤나 윤활기유 공장이 상업생산을 시작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고급 윤활기유의 최대 시장인 유럽에서 직접 생산·판매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카르타헤나 윤활기유 공장은 고급 윤활유의 원료로 쓰이는 윤활기유를 하루 1만 3300배럴(연 63만 톤)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

SK루브리컨츠와 렙솔이 7:3 지분비율로 합작회사를 설립해 총 3억 3000만 유로(약 4700억 원)가 투자됐다. SK루브리컨츠는 울산·인도네시아·스페인 등 3개 공장에서 하루 7만 800배럴(연 350만 톤) 윤활기유를 생산하게 됐다. 이는 윤활기유 제조업체 가운데 엑슨모빌과 쉘에 이어 3번째 규모에 해당한다.

결국 최 회장의 추진력이 윤활기유 제조업체 ‘세계 3위’ 도약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이번 스페인 윤활기유 합작 사업은 최 회장이 각 분야 대표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현지 합작공장을 건설하자는 취지로 추진해온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의 최대 결실 중 하나로 꼽힌다.

‘글로벌 파트너링’은 SK 단독 투자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이고 각 분야 대표 외국 기업과 ‘윈-윈 파트너십’을 구축해 현지 합작공장을 건설하는 전략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1년 렙솔의 안토니오 브루파우 회장을 직접 만나 스페인 현지에 고급 윤활기유 합작공장을 건설하기로 합의하고 관련 의향서를 체결했다.

당시 최 회장은 “고급 윤활기유 분야에서 진정한 글로벌 강자로 올라서기 위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주요 전략 지역에도 생산기지를 구축해야 한다”며 합작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앞서 최 회장은 2008년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페르타미나와의 두마이 윤활기유 공장 합작사업도 이끌어 성공시킨 바 있다.

또한 최 회장은 2012년 2월 주변의 우려에도 ‘뚝심’으로 밀어붙여 SK하이닉스를 인수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대부분 계열사의 실적부진에도 그룹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 1·2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섰다.

한편, 최 회장의 수감 이후 총수 부재로 인해 사실상 신규 사업 진출, 대규모 인수합병이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