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에 있는 민간단체들과 학생들이 신중국 건국 65주년 기념일(국경절)인 1일 타이베이(臺北)시 중정기념당 앞 자유광장에서 홍콩 민주화 수호를 지지하는 연합집회를 벌였다.홍콩·마카오 재대만 민주동맹(港澳在台民主同盟) 주최로 개최된 이날 행사에서 30여 개의 민간단체를 비롯한 대만 전국에 있는 홍콩 및 대만 학생들 3천여 명이 참석하여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에 반대하고 홍콩 시위대를 지지했다. 이날 연합집회는 오후 6시 정각에 시작하여 4시간 정도 진행됐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대학생단체, 홍콩 행정장관 퇴진 요구 '최후통첩"
홍콩 정부 단호한 입장…"中 중앙정부, 행정장관 신뢰"

(홍콩·베이징=연합뉴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의 도심점거 시위사태가 2일(현지시간) 닷새째로 접어들었으나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학생 시위대는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이 사임하지 않으면 휴일이 끝나는 3일부터 정부기관을 점거하겠다고 경고한 상황에서 중국이 홍콩 시위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밝히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홍콩 시위대는 신중국 건국 65주년 기념일(국경절)인 1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정부청사가 있는 홍콩섬 애드미럴티(金鐘)와 완차이, 코즈웨이베이, 까우룽반도의 몽콕, 침사추이 등 주요 지역 도로에서 밤샘 시위를 지속했다. 시민단체들은 시위에 참가한 인원이 10만여 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홍콩 대학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HKFS)는 1일 렁 장관이 2일까지 사임하지 않으면 주요 정부건물을 점거하겠다고 선언했다.

로마가톨릭 교회 홍콩교구의 조지프 젠(陳日軍) 추기경도 2일 새벽 기자를 만나 "현재로서는 렁 장관이 물러나는 것이 이번 위기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해 학생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렁 장관은 사퇴할 뜻을 내비치고 않은 채 경찰을 시위 해산 작전을 독려하고 있다.

홍콩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렁 장관이 사퇴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전제로 학생 대표와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보도했다. 홍콩 정부는 집회 현장 내 공개된 장소에서 만날 것과 양측이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 등의 조건도 제시한 것으로 신문이 전했다.

렁 장관은 전날 경찰총부(警察總部)를 방문해 경찰들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렁 장관과 동행한 쩡웨이슝(曾偉雄) 경무처 처장은 지난달 28일 시민에게 최루탄을 쏜 경찰들에게 "당신들은 잘못한 것이 없다"며 힘을 실어줬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이날 1면에 게재한 기사에서 "중앙정부는 렁 장관을 충분히 신뢰하며 그의 업무 역시 매우 만족스럽게 여긴다"고 밝혔다. 이는 학생 지도부의 요구를 전면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학생들이 정부기관 점거에 나서면서 경찰과 충돌하는 방향으로 홍콩 시위사태가 악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학생들은 지난달 24일 렁 장관이 이틀 내 시민과 대화하지 않으면 투쟁 강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경고했다가 렁 장관이 대화에 응하지 않자 26일 정부 청사 내 시민광장 점거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학생들이 무더기로 체포되자 분노한 시민이 대거 시위에 가담하면서 28일부터 도심 점거 시위로 확산했다.

지난달 22일부터 진행된 24개 대학의 동맹휴업 투쟁을 주도한 토미 청(張秀賢·20) 홍콩중문대 학생회장은 1일 연합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홍콩 정부가 반중(反中) 성향 인사의 후보 출마를 허용하는 진정한 보통선거와 렁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에게 답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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