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강도로기(金剛途路記)’ 금강산 여행 일기(위), ‘연행도폭(燕行圖幅)’ 중국 연행은 육로와 해로로 이뤄졌는데 이 그림은 바닷길로 선사포(평안북도 소재)에서 출발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 (사진제공: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 전시
‘환구음초’ 등 24종 33책 공개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국립중앙도서관이 ‘옛사람들의 나들이’를 주제로 한 전시를 마련했다. 전시는 10월 1일부터 12월 30일까지 본관 6층 고전운영실에서 열린다.

전시는 옛사람들이 나라 안과 밖으로 나들이하며 겪었던 다양하고 즐거운 경험을 통해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시간과 공간을 넘어 오늘날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지혜를 얻고자 기획됐다.

전시에는 ‘금강도로기(金剛途路記)’ ‘백두산유람록(白頭山遊覽錄)’ ‘연행도폭(燕行圖幅)’ 등 국내외 나들이 관련 고문헌 24종 33책이 전시된다.

금강산이나 백두산과 같은 명산이나 명승지를 찾아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유자(儒者)로서 호연지기를 기르는 것, 마음의 휴식과 치료를 위해 떠나는 온천여행,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수없이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과거길, 관직 생활을 위해 떠나던 길 등이 나라 안 나들이의 하나였다.

나라 밖 나들이는 중국으로 가는 연행(燕行), 일본으로 가는 통신사행(通信使行)과 같이 공식적인 외교 사절로 가는 경우가 거의 유일한 통로였다. 이를 통해 바깥세상을 경험하며 보고 들은 것을 글로 남긴 것이다.

19세기 말 이후 문호를 개방하면서 나라 밖 나들이도 본격화됐다. 조선 최초로 세계 일주를 다녀온 중국어 역관 김득련은 러시아 황제의 대관식 광경을 보고 ‘환구음초(環璆唫艸)’에서 감회를 시로 표현했다.

“구슬 궁전 높은 곳에 비단장막이 펼쳐져/ 휘황찬란한 폐백들이 차례로 들어오네/ 옥 같은 술과 안주에 다 같이 맘껏 취했으니/ 이 몸이 봉래산에 왔나 의심스럽구나.”

이 자료는 당시 바깥세상의 변화와 문물을 잘 보여주는 자료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옛사람들의 다양한 나들이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삶과 생각을 하나씩 알아감으로써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옛사람들의 나들이’ 전시 포스터 (사진제공: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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