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대만과의 경기에서 6-3으로 이기고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건 가운데 김광현과 양현종이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국제대회에서 우리나라 야구대표팀이 우승을 하고 나면 빼놓지 않아 백미인 세리머니가 있다. 바로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는 퍼포먼스다.

지난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대만과의 경기에서도 6-3 짜릿한 막판 역전승을 거두고 난 뒤 양현종과 김광현이 중심이 되어 태극기를 마운드에 꽂았다.

야구 우승의 단연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이 세리머니는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전통의식(?)이 되고 있다. 그럼 이 세리머니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그 시초가 된 것은 한국야구의 저력을 세계에 알렸던 2006년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대회 본선 8강에서 일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후부터 시작이 됐다.

시드니올림픽에서의 뜨거운 야구열기가 계기가 돼 2006년 처음 개최된 이 대회에서 한국은 대륙예선에서 일본을 상대로 이승엽의 8회 역전 투런홈런에 힘입어 승리하고 2라운드 본선에 진출했다. 멕시코와 미국을 연달아 이겨 4강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 한국은 일본과 다시 만났다. 0-0으로 팽팽하던 8회 이종범의 2타점 2루타로 한국은 2-0 승리를 거두고 6전 전승으로 4강 3라운드에 진출했다.

그리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장면이 연출됐다. 마운드에 서재응을 중심으로 한 우리 선수들이 태극기를 꽂고, 환호하고 입맞춤 하는 등의 액션을 취하며 승리를 만끽했다. 세계 최고의 무대라 하는 미국 메이저리그 마운드(당시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 우뚝 선 태극기는 전 국민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한일전 승리였기에 더욱 특별한 감동이 전해지는 장면이었다.

우리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일본야구 대표팀의 이치로는 즉각 격분하는 모습을 보였고, 일본 언론들은 예의에 벗어난 도를 넘은 행동이라며 비난을 쏟기도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우승한 뒤에는 다시 한 번 중국 우커송야구장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으며 3년 전 영광을 재현했다. 2009년 WBC 2라운드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봉중근의 호투로 4-1 승리를 거둬 4강 진출을 확정하자 다시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아 이는 한국야구의 세리머니 트렌드가 됐다.

지난달 말 2014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에서 미국을 꺾고 29년 만에 우승한 우리 리틀야구 대표팀도 마운드에 태극기를 조심스럽게 꽂아 승리를 만끽하기도 했다.

▲ 인천 문학야구장 마운드에 태극기가 꽂혀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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