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봉착한 중앙지도부에 신선한 충격 ‘더 좋은 민주주의’
당원이 주인, 아래로부터의 혁신… ‘대화와 설득’ 통한 단결을!
충남도당 ‘당의 재건과 변화, 충남에서부터 당원의 힘으로 시작하자’
[천지일보=김지현 기자] 대권 주자로 급부상하며 ‘충청의 큰 별’로 불리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8일 새정치민주연합 大혁신 카드를 내밀었다.
안희정 지사는 이날 오후 천안축구센터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충남도당원 토론회 ‘허심탄회’에서 “우리가 살려면 중앙에서 지침이 내려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대한민국의 과제를 적극적으로 풀어보자”고 호소하면서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 새로운 주권시대의 화두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안희정 지사가 충남도당원의 자격으로 제안한 것이며, 이를 충남도당(박수현 도당위원장)이 받아들여 ‘당의 재건과 변화, 충남에서부터 당원의 힘으로 시작하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이날 안희정 당원의 제안은 온 국민이 우리나라 정치의 변화,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 그리고 진정한 민주주의의 부활을 소원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채 위기에 봉착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도부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박수현 충남도당위원장은 “처음 시도해보는 자리이기에 부족한 면도 있지만 ‘시작’이라는 데 의미가 크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지만 우리에겐 ‘안희정’이라는 희망이자 걸출한 지도자가 있다. 양승조 최고위원의 경륜이 있고 우리 당원 동지들의 열정이 있다. 이런 것들을 다 모아 ‘정성’이란 이름으로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자. 그날까지 동지들끼리 어깨를 두드려주며 함께 노력하자”며 지쳐있는 당원들의 마음을 다독였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충청도에서 큰 별이 뜨고 있다고 해 그 별을 보기 위해 왔다”며 안희정 지사의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안희정 지사는 ‘허심탄회’ 5분 발언에서 “대한민국이 심각한 위기에 있는 것은 대통령에 전적으로 의존해 이끌어가는 중앙집권 국가시스템의 위기다. 국민의 눈높이로 나라와 정당, 사회가 재구조화 되어야 한다”면서 “새로운 정당문화와 정치 흐름을 이끌 수 있다면 정치혁신을 이룰 것이며 새로운 국가운영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대화와 설득이 없는 다수결은 폭력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보여주는 민주주의는 다수결이란 폭력이다. 민주주의에서 다수결은 51대 49로 상대를 몰아붙이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대화와 설득이란 지루한 과정을 거쳐야 이뤄지는 사회원리”라며 “반드시 상대와 대화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박정희식 국가주도형 발전모델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 대화의 부재 때문이며, 이를 극복해야 민주주의 발전을 이루고 통일도 가능하다. 이 역사적 도전에 충청남도 당원 동지가 모두 함께 하자. 이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와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도전”이라고 외쳤다.
이날 양승조 최고위원은 “우리는 열린우리당에서 시작해 10년간 25번의 당 대표가 바뀐 것과 7.30 재보선 패배를 반성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민주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했고 통일의 기반을 닦았으며 서민 취약계층을 대변했다. 자존심과 당당함을 가지고 함께 할 때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 기대할 것”이라고 당원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또 구본영 천안시장은 “변화와 혁신을 얘기하지만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잘 알아야 하고 중앙당에서도 알아야 한다”며 “중앙당에 반영되도록 우리의 의견을 확실히 얘기하자”고 말했다.
맹정호 충남도의원(충남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은 “새정치민주연합에 지금 같은 위기가 없었다. 야당답지 못하다는 말과 모두가 대표 같다는 말도 들었다. 국민은 어디로 가야 할지 분명히 아는데 우리만 모를 뿐이다. 이번에 지역의견이 올라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유토론시간엔 당원들이 ▲중앙당의 권한, 도‧시‧군 지역으로 이양(임재관‧김정석 당원 등) ▲중앙 지도부에 대한 실망(김보희 서산시의원)과 소통의 부재 ▲청년(백선희‧김인석 당원)과 여성당원의 참여 지원과 모임 활성화 ▲지역 내 당원의 단합과 합심(조성호‧최미자 당원) ▲천안 시의원 비례대표 등 공천에 대한 불만 토로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도부가 민주주의 본질에서 벗어났다는 지적과 주장, 건의 등을 했다.
토론회 후 기자의 질문에 안희정 지사는 “오늘 토론회에서 제가 주장하는 핵심은 자율과 자치로 ‘더 좋은 민주주의’를 하자는 얘기다. 지방자치와 분권, 즉 좀 더 참여하는 시민의 자기주도성과 자기 책임성이 함께 가는 민주주의 시스템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안 지사는 이어 “충남도당의 이와 같은 노력은 앞으로 중앙의 지도력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며 지역의 현장에서 당원들이 모여서 새정치민주연합 내의 여러 가지 갈등 문제를 풀 수 있다. 이 같은 초벌구이가 비상대책위원회의 역할에 아주 중요한 보조역할을 할 것”이라며 “서울시당에서도 참관을 했으니 자연발생적으로 타 지역에서도 민주주의 정당의 재건을 위해 같은 노력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자리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비상대책위원),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충남도당 위원장, 양승조 의원, 오영식 서울시당 위원장, 구본영 천안시장, 박정현 전 정무부지사, 충남도당 이영구 정책실장, 지역위원장, 당원 등 5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자유토론회는 김종민 논산‧계룡‧금산 지역위원장(건양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충남도당은 10월 초부터 시·군 지역별로 당원들과 현장토론회를 진행하고, 당 조직과 운영의 새로운 방안을 담은 혁신보고서를 작성, 중앙당에 공식적으로 건의할 예정이다. 또 충남도당은 약 두 달 뒤에 전 당원 결의대회를 개최할 계획도 갖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