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이 제99회 총회를 지난 22~25일 서울 소망교회에서 개최했다. 지난24일 총회 보고현장에는 개신교계 방송매체 두 곳의 사장이 방문해 상황에 맞지 않은 인사말을 해 총대들의 지적을 받았다. (사진출처: 예장통합 총회 온라인 실시간 중계 화면 캡처)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개신교 주요 교단 총회가 한창이었던 지난 24일, 기자는 서울 소망교회에서 열린 제99회 예장통합 총회를 인터넷 실황중계로 지켜봤다. 진행 중 일부 총대들이 불쾌감을 표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날 오후 총회에는 개신교 대표 방송이라는 A방송사와 B방송사의 두 사장이 인사차 총회를 방문했고, 예정된 순서에 없던 인사를 전했다. 의장인 예장통합 총회장 정영택 목사는 의장 단상에 두 사장을 세웠다.

A방송 사장은 인사말과 함께 기독교 언론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어 B방송 사장은 통합 교단이 재단이사와 재단감사를 파송한 데 대해 감사를 표하고 방송사 운영사항을 보고했다. 또 해당 방송사의 스마트 기기 서비스를 홍보하며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화합과 통합으로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두 사장의 인사가 끝나자 곧바로 총대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한 총대는 “일반 부서장들도 보고할 때 다 (의장석) 아래서 한다”며 사무총장을 향해 단에 세우는 데 대해 구분이 돼야 한다고 질타했다. 또 두 사장의 발언 내용에 대한 지적도 덧붙였다. 그는 “의장석에서 인사할 때는 인사만 해야 한다”며 운영사항과 회사 홍보를 곁들인 B사장의 인사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다른 총대는 “인사는 이사장이 하고 보고할 일이 있으면 사장이 와서 하는 것”이라며 “(이사장도 아닌) 두 사장이 총회에 와서 보고가 아닌 인사를 하는 자체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총대들의 지적 외에도 생각해볼 것은 더 있다. 언론이 특정 교단 총회에 참석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은 그 교단의 입맛에 맞는 매체가 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화합과 통합으로 바꿔나가겠다는 B방송사 사장이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이단들과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며 실상은 사회 구성원 간 갈등을 촉진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교회가 말하는 이단이란 기준도 없는 것이어서 개신교 대표 연합단체인 한기총과 한교연도 서로를 이단이라 하는 지경이다. 이번에 한기총 대표회장을 배출한 순복음교회도 이단논란에서 벗어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개신교 대표 방송사가 나서서 ‘갈등과 분열을 화합과 통합으로 바꿔나가겠다’면서 ‘이단과 싸울 테니 도와 달라’는 것은 이단과의 전쟁을 명분삼아 자신들의 경영부담을 덜어보겠다는 뻔한 상술이다. 총대들의 말처럼 경우도 모르고 앞뒤말도 다른 언론이 어떻게 사회 통합을 이끌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한심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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