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격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겨냥한 시리아 공습작전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진 AV-8B 해리어 제트 전투기. 걸프해역에 배치된 마킨 아일랜드호에서 발진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전투기·폭격기·토마호크 동원해 첫 90분간 집중 폭격…추가 공습
"IS 주요 근거지 50여 곳 공습…알카에다 연계 반군도 피격"
사우디·UAE·요르단·바레인·카타르 동참…미국, 결국 중동전 수렁 빠지나

(워싱턴·이스탄불=연합뉴스) 미국이 22일(현지시간) 일부 아랍 동맹국들과 공동으로 시리아 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 국가'(IS)를 상대로 공습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IS를 상대로 한 미군의 공습 작전 범위는 이라크와 시리아 2개국으로 확대됐으며, 일각에선 2011년 이라크에서 완전히 철군한 미국이 또다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새로운 중동전의 수렁으로 빨려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이메일 성명에서 "미군과 파트너 국가 군대가 시리아에 있는 IS를 겨냥해 첫 군사 작전을 감행했다"며 "이번 공습에 전투기와 폭격기, 그리고 함대지 토마호크 미사일 등이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고사령관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승인한 권한에 따라 로이드 오스틴 중부사령관이 오늘 아침 일찍 공습을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공습은 이날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23일 오전 9시30분, 그리니치 표준시 23일 오전 0시30분)께 이뤄졌으며 시리아 북부 락까 주와 동부 데이르에조르 주의 IS 근거지50여곳이 공격을 받았다.

폭스 뉴스는 홍해상의 구축함 알레이버크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이 발사되면서 공습이 시작됐고 페르시아만의 조지 HW 부시함에서 F-16, F-18 등 전투기와 B-1 폭격기, 무인기 등이 일제히 발진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중동 동맹국은 IS의 사령부와 보급시설, 훈련캠프, 막사, 병참기지, 수송기지를 전방위로 공습했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익명의 한 관리는 "첫 공습은 시작 후 약 90분 동안 계속됐다"면서 "앞으로 몇 시간 동안 공습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현지 활동가들의 보고를 토대로 락까의 20여곳과 데이르에조르의 30여곳에 공습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SOHR는 락까에서 IS 조직원 20여명이 사망했으며 데이르에조르에서도 IS 고위 지도부 등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SOHR는 또 북서부 알레포 일부를 장악한 알카에다 연계 반군인 알누스라전선의 거점 3곳에도 공습이 이뤄져 조직원 7명과 민간이 8명 등 15명이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그동안 좀 더 정확한 IS 목표물 식별 및 IS 반군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시리아 상공에 대한 정찰비행을 강화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중부 사령부는 이번 공습에 요르단과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5개국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군 기지를 제공하거나 미군 전투기 및 폭격기가 자국 영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선에서 작전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S 조직원은 로이터통신에 사우디가 이번 공습이 이뤄지도록 했다고 비난하면서 미국 주도의 공습에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시리아 정부는 미국이 사전에 공습 계획을 알려왔다고만 밝혔다. 시리아는 미국이 시리아의 승인 없이 공습하면 국제법상 통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시리아 반군은 이번 공습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전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습은 오바마 대통령이 공언한 이라크와 시리아 내의 IS 격퇴 전략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일 TV 연설에서 "이라크뿐 아니라 시리아 내의 IS 세력에 대한 군사 행동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군은 지난달 8일부터 지금까지 이라크 내의 IS를 상대로 190차례 공습을 했으며 지난 19일부터 프랑스도 이라크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공습에 동참했다.

앞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구상 중인 국제연합전선에 50개국 이상이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도 전날 주례 인터넷·라디오 연설에서 "미국은 혼자 IS와 싸우지 않고 광범위한 국제연합전선을 주도해 IS를 격퇴할 것"이라며 "공습과 함께 현지의 파트너(이라크 정부군과 시리아 온건반군)들을 훈련하고 무장시켜 IS에 맞서 싸우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3일부터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해 IS를 상대로 한 연합전선에 동참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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