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법

문효치(1944~ )

말로는 하지 말고
잘 익은 감처럼
온몸으로 물들어 드러내 보이는

진한 감동으로
가슴속에 들어와 궁전을 짓고
그렇게 들어와 계시면 되는 듯
 

[시평]
사랑을 하는 방법, 그 ‘사랑법’이라는 것이 별도로 있을까? 잘 알지는 못해도, 사랑법이 특별히 있을 듯하지는 않다. 아무리 말을 잘해도, 아무리 행동으로 잘 보여도, 그 말이나 행동에 진정함이 깃들어 있지 않다면, 그것은 진정한 사랑법이 아니리라.
그래서 다만 자신의 진정을 ‘잘 익은 감처럼 온몸으로 물들어 드러내 보이는 것.’ 바로 그것이 진정한 사랑의 방법, ‘사랑법’ 아니겠는가. 잘 익은 감처럼 온몸으로 물들인 진정이야 말로, 상대를 진한 감동으로 물들게 할 수 있고, 그래서, 그래서 그의 가슴 속에 들어와 한 채 덩그마니, 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궁전을 짓고는, 그렇게 들어와 계신다면, 그것이 진정한 사랑법 아니겠는가.
사랑법, 법도가 없는 법도의, 문이 없는 문을 들어서듯이, 진정성만이 사랑의 진정한 왕도임을, 진정함만이 사람을 감동시켜 줄 수 있을, 그 진정성에 모든 사랑법이 담겨져 있음을, 우리는 과연 얼마나 깨닫고 살아가고 있을까.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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